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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운영 日기업, 다른 탄광 노역 피해 손배 책임 유지(종합)

등록 2026.07.23 15:34:32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대 손배소

항소심 강제동원·불법행위 인정…원고 2명 위자료 일부 감액

유족 "피해 인정 의미…역사 바로 세우고 명예 회복되길"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일제강제노역 피해자 유족이 23일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옛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재판과 관련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2026.07.23. goodwrite97@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일제강제노역 피해자 유족이 23일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옛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재판과 관련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2026.07.23. [email protected]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양시원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논란을 빚은 일본 사도광산 운영 전범기업이 다른 탄광에서 고초를 겪은 강제동원 피해 유족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 박정훈 재판장은 23일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9명이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일부 변경해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고 2명의 위자료를 일부 감액하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판단은 유지했다. 피고와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모두 기각했다.

1심은 원고 9명 가운데 6명에게 각 1666만여원∼1억원씩 총 4억9200여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강제동원 사실과 미쓰비시의 불법행위 책임은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원고 2명의 위자료는 일부 감액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은 "강제동원 사실과 미쓰비시의 불법행위 책임은 1심과 같이 모두 인정됐다"며 "다만 상속지분과 채권양도 관계 등에 관한 법률적 판단으로 일부 원고의 위자료가 감액됐다"고 설명했다.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광업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현지에는 27개 사업장을, 한반도 전역에는 탄광 37곳과 군수공장을 운영했던 전범기업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논란을 빚었던 사도광산과 하시마 탄광(군함도)도 미쓰비시광업의 대표 사업장이었다.

일제 패망 이후 해체됐던 미쓰비시그룹은 1950년대 단계적으로 재결합했고, 옛 미쓰비시광업은 현재 미쓰비시 머티리얼로 기업의 명맥을 잇고 있다.

고인이 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40년부터 1945년 사이 일제에 의해 끌려가거나 회유에 속아 일본 현지 미쓰비시광업이 운영한 가미야마다 탄광과 아케노베 탄광, 오사리자와 탄광, 사키토 광업소 등에서 고된 노역을 했다.

이들은 하루 2∼3교대 강제노동과 구타, 차별을 겪었고, 콩밥과 무말랭이, 단무지에 불과한 식사로 배고픔에 시달렸다. 약속된 임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피해자 가운데 1명은 1945년 1월 탄광 붕괴 사고로 숨졌고, 해방 이후 귀국한 동료가 유해를 수습해 고국 선산에 안장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탄광 붕괴 사고로 허리와 다리를 다치거나 우울증, 신경장애, 청력 상실 등의 후유증을 겪으며 광복 이후 귀국한 뒤에도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광주=뉴시스]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이상업 선생이 생전 남긴 징용수기에 담긴 탄광 작업 자필 스케치. (사진=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2024.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이상업 선생이 생전 남긴 징용수기에 담긴 탄광 작업 자필 스케치. (사진=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2024.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피해자 가운데 고(故) 이상업 선생은 생전 자신의 징용 경험을 담은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를 펴내고, 가미야마다 탄광에서 강제노역을 하며 겪은 일을 담은 연필 스케치를 남기는 등 일본 강제동원의 실상을 증언했다.

앞서 피해자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심의·결정통지서' 등을 근거로 유족들과 함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1월 제기된 이번 소송은 국제송달 절차 등으로 장기간 심리가 이어진 끝에 2024년 7월 1심 선고가 내려졌다. 당시 법원은 원고 9명 가운데 6명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3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원고와 피고는 모두 항소했고, 이날 항소심 판결이 선고됐다.

항소심에서도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과 불법행위 책임이 재확인되자 유족들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에 의미를 부여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고 윤재찬씨의 아들 윤출호씨는 "아버지는 1945년 8월 해방 이후에도 해방된 사실조차 모른 채 일본 탄광에서 일하다 같은 해 12월 귀국했다"며 "평생 인정받지 못했던 피해를 법원이 1·2심에서 인정해 준 것만으로도 유가족의 마음이 조금은 위로받았다"고 말했다.

고 이상업 선생의 아들 이선희씨도 "아버지는 평생 일본 제품은 쓰지 말고 일본과는 거래도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강제동원 당시의 고통을 잊지 못했다"며 "배상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역사가 바로잡히고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 조만간 아버님 묘지를 찾아 술 한잔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이번 재판은 단순히 배상금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외면받아 온 강제동원 피해를 우리 사법부가 다시 확인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끝까지 법적 판단을 받아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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