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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사태와 폭염에 아바나 방파제와 길에서 잠드는 쿠바인들--AP

등록 2026.08.04 09:19:51수정 2026.08.04 09:50:23

아바나 항 해변 산책로와 방파제 시멘트 바닥서 숙박

찜통 더위와 전국적 정전사태의 암흑 속에서 "분투"

트럼프의 원유봉쇄로 2일 전국적 완전 정전 6번 째

[아바나=AP/뉴시스]  지난 7월 6일 쿠바 아바나에서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말레콘 방파제에 앉아 있는 모습. AP통신은 8월 2일 6번째로 전국적 정전사태가 일어난 쿠바에서 아바나 시민들이 방파제와 산책로에서 밤잠을 자는 상황을 3일 르포 기사로 보도했다. 2026.08.04.

[아바나=AP/뉴시스]   지난 7월 6일 쿠바 아바나에서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말레콘 방파제에 앉아 있는 모습. AP통신은 8월 2일 6번째로 전국적 정전사태가 일어난 쿠바에서 아바나 시민들이 방파제와 산책로에서 밤잠을 자는 상황을 3일 르포 기사로 보도했다. 2026.08.04.

[아바나( 쿠바)=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쿠바의 수도 아바나 주민 알렉세이 리오스 가르시아는 3일(현지시간) 자기 집 침대가 아니라 아바나항구의 유명한 해변 산책로에 있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30세의 이 건설 노동자는 숨막히는 여름 폭염과 전국을 다시 암흑 속에 몰아넣은 최근의 장기 정전 사태 때문에 결국 다른 쿠바인들과 함께 아바나 시의  말레콘 방파제 위에 나와서 살기에 이르렀다. 
 
일요일인 2일 밤 쿠바는 여섯 번째로 전국의 모든 전기가 끊겨 암흑 천지가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의 유일한 에너지원인 원유 수입을 지난 1월 금지하고 모든 원유 반입을 봉쇄한 이후 벌써 여섯 번째  전국적 정전 사태이다.

그의 봉쇄로 가뜩이나 에너지 위기에 고질적으로 시달리던 쿠바 경제는 완전히 추락했다.  정부 당국은 3일 일부 정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지만,  섬 대부분은 여전히 전기가 완전히 끊긴 상태이다. 
 
"전기 사정은 계속해서 악화할 뿐이다.  내일이면 다시 정전이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또 말레콘으로 돌아와서 자야한다"고 리오스 가르시아는 AP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노란색 스티로폴 폼을 베개 대신에 베고 잤다.

계속되는 정전과 숨막히는 폭염으로 쿠바 주민들은 집단 불면증 상태에 빠져 있어서 밤을 보내는 일이 고역이다.  리오스 가르시아처럼 아예 바닷가 산책로에서 자기도 하고,  대부분은 집 앞의 발코니나 포치에 나가 누워서 억지로 잠을 청한다.

가장 최근 대규모 정전이 일어난 2일은 최고 기온이 34도( 93도F )였지만 실제 체감온도는 41도( 106도 F.)였다.  카리브해 지역 특유의 높은 습도가 거의 80%에 달했다.

이런 날은 쿠바에서는 거의 매일의 일상이 되었다.  특히 미국이 쿠바에 석유를 팔거나 지원하는 나라에는 그 나라의 모든 수출품에 특별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이나 계속된 미국의 경제 제재 이후로 일어난 최근 사태는 쿠바의 모든 기반시설을 파괴했고 이민 행렬만 늘어나고 있다.
 
[아바나=AP/뉴시스] 쿠바 아바나에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방파제에 나와서 기거하는 시민들이 7월 14일 손전등을 든 채 기타 줄을 수리하고 있다. 2026.08.04.

[아바나=AP/뉴시스]  쿠바 아바나에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방파제에 나와서 기거하는 시민들이 7월 14일 손전등을 든 채 기타 줄을 수리하고 있다. 2026.08.04.

3월 이후 전국적 정전이 계속되던 중에 8월2일의 전면 정전 재발 사실은 국영 전력회사도 확인해 주었다.  그 직전에도 쿠바 서부, 특히 피나르 델 리오, 마탄사스,  아바나 같은 대도시는 전날 까지 정전이 계속되었다고 했다.
 
에너지 당국은 3월에 전국적인 전력망 두 곳이 파괴되어 끊어졌고 7월에는 3 곳, 나머지는 부분적인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정전이 시작되면 최소 하루 20시간 이상 계속된다.  가스를 구하거나 기초 생필품을 구하는 일은 매일 계속되는 전쟁이다.  냉동닭 같은 값비싼 식재로도 냉장고 속에서 정전으로 썩어간다.

한 때 번성했던 쿠바의 관광산업도 이제는 바닥이 나서, 기초 생활비 조차 벌지 못하는 소득원으로 점점 희소해져가고 있다.

연료가 없으니 아바나 시의 공공 교통수단도 완전히 붕괴되었다. 병원들도 가까스로 태양광 패널로 전등을 켜는데 그칠 정도로 모든 기능이 휘청거린다.

쿠바인들은 오랫 동안 특유의 인내심으로 이런 난관을 헤쳐나왔다.  미국의 무역 봉쇄아래 수십 년동안 살면서 여러가지 상황의 급변과 생각지도 못했던 물자 부족에 어떻게든 적응하고 참아가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달, 몇 년 동안에는 아직 섬에 남아있는 쿠바 국민들 사이에서도 점점 절망감이 커져가고 커다란 불안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30세의 물리 교사 엘레인 델리스 라모스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해변의 목제 산책로에 두꺼운 담요를 깔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을 잔 그는 "우리가 이제는 전력망이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 어김없이 다시 정전은 시작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이제는 우리도 더 이상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고 그는 한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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