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정치적 중립 의무가 민주시민교육 위축시켜"
등록 2026.08.05 17:51:30수정 2026.08.05 18:14:24
'인권존중 학교 위한 혐오·차별 대응 토론회'
"참여형 예방 교육·국가 차원 일관된 대응 필요"
![[세종=뉴시스] 사진은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차별 대응 토론회 모습.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5345_web.jpg?rnd=20260805172653)
[세종=뉴시스] 사진은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차별 대응 토론회 모습.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서울=뉴시스]용윤신 임승규 기자 = 교사들이 혐오·차별을 교육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부터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학생 참여형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국가 차원의 일관된 대응 기준을 마련해 '제2의 배재고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시교육청은 5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차별 대응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승희 서울미동초 교사는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민주시민교육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사는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사회 교과에서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현대정치사를 가르치지만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며 "교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민주시민교육에서도 한발 물러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비전을 말하고 토론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며 "교육 과정에서 이러한 의제를 다루는 일을 '정치교육'이나 '사상교육'으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교사의 정치적 입장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다"며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제도적 개선과 함께 논쟁적인 주제를 교육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역량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참여단으로 활동 중인 공항고 1학년 신지혜양은 학교 내 혐오표현을 줄이기 위해 예방교육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양은 "현재 학교에서 실시하는 혐오표현 예방교육은 학생들이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습지 작성이나 토론형 수업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학교 문화가 실제로 변화했는지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표현도 어떤 학교에서는 장난으로 넘기고, 어떤 학교에서는 심각하게 다루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며 "교육부와 국회가 혐오표현의 판단 기준과 피해·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학교가 자발적으로 예방 활동을 추진하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증하는 '혐오표현 없는 학교' 인증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인증을 받지 못한 학교가 낙인찍히지 않도록 예방 활동을 인정하는 지원형 인증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백기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학교별 대응 수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옹호관은 "학생이 어느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느냐에 따라 혐오·차별 표현에 대한 예방과 대응 수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현재처럼 시·도교육청별 정책과 지원 수준 차이가 학생 보호 수준의 차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교사가 혐오·차별이나 논쟁적 주제를 교육적으로 다루더라도 정치적 중립성 시비나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미 역사적으로 확립된 사실과 인권의 가치를 가르치는 것마저 정치적 논란으로 치환돼 교사들이 위축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에는 학교 혐오표현 예방 관련 권고 이행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시·도교육청과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을, 국회에는 학교 현장에서 혐오와 차별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조 옹호관은 "혐오와 차별의 개념과 판단 기준, 예방과 구제의 기본 원칙에 관한 법적 기반이 미흡해 학교 현장의 판단과 대응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오늘 논의가 일회성 토론회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정책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신을 두 아이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참석자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울 때 우정을 동성애라고 배운다"고 발언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그 말 자체가 혐오표현"이라며 마이크를 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다른 참석자들이 "이게 민주주의냐", "교양 없다"며 반발하면서 장내가 한때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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