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뇌 성능 향상제'로 둔갑한 니코틴…전문가들은 중독 위험성 경고
등록 2026.08.09 10:22:00
![[서울=뉴시스]니코틴 파우치를 판매하는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바이퍼럭스'.(사진=바이퍼럭스 공식몰 캡처)2026.08.07.](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6906_web.jpg?rnd=20260807142258)
[서울=뉴시스]니코틴 파우치를 판매하는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바이퍼럭스'.(사진=바이퍼럭스 공식몰 캡처)2026.08.07.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미국에서 한때 중독과 질병의 상징이었던 니코틴이 집중력과 인지 능력을 높여주는 일명 '바이오해킹 도구'로 확산하며 인기를 끌고 있으나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YP) 보도에 따르면 바이오해킹 전도사 데이브 아스프리가 주최한 '비욘드 바이오해킹' 행사장에는 과일향과 민트향이 나는 니코틴 파우치를 직접 시연하려는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웰니스 영향력자(인플루언서)와 성공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니코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아스프리는 "니코틴은 바이오해킹 분야에서 가장 오해받는 화합물 중 하나다"라며 "담배와 의약품 등급의 니코틴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태우는 담배와 떨어진 니코틴이 뇌 수용체와 결합해 인지 능력을 촉진한다며 "나는 몇 년째 비연소 니코틴 제품을 쓰고 있다. 보통 2~5mg 정도의 소량을 쓰고, 주로 집중해서 일하기 전이나 중요한 대화를 하기 전에 쓴다"고 덧붙였다.
기술 기업들이 몰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도 생산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니코틴 파우치를 무료로 나누어주고 사무실에 향이 첨가된 제품을 갖춰두고 있다. 유명 피트니스 전문가 질리언 마이클스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관리와 뇌 보호를 위해 니코틴 껌을 쓴다고 공개했다. 방송인 조 로건, 방송인 터커 칼슨 등도 대표적 니코틴 선호자로 꼽히며, 앤드류 허버먼 스탠퍼드 의대 교수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도 니코틴 예찬이나 사용 행보를 보였다. 칼슨은 니코틴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신이 주신 화학물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신생 기업들은 니코틴을 흡연 대체재를 넘어 능률 향상 도구로 홍보하고 있다. 관련 업체 애슬레틱니코틴 누리집에는 "정신과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며 일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승자들의 움직임에 동참하라"는 문구가 걸렸다. 아스프리가 투자한 루시 등도 집중력과 사고력, 창의성 개선을 원하는 이들을 적극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니코틴의 인지 개선 효과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신경학 전문의 파와드 미안 박사는 "니코틴은 단기적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집중력 향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경로는 의존성을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뇌가 적응하고, 결국엔 정상적인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니코틴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연구소의 네할 바드한 박사 역시 "관련성은 분명히 존재하고 동물 연구 결과를 보면 메커니즘도 그럴듯하지만 모든 경우에 효과가 있다는 걸 일관되게 입증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사람들에게 잠재적으로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광범위하게 도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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