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한 첫 '새 바이러스'…의료 혁신? 생물안보 경고?
등록 2026.08.07 21:24:04수정 2026.08.07 21:36:23
스탠퍼드대 연구진, AI 활용해 세균 침투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최초 설계
300개 설계안 중 16개 실제 작동…항생제 안 듣는 슈퍼버그 퇴치 기대
![[서울=뉴시스] AI를 활용해 설계한 신종 바이러스가 실제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학적 활용 가능성과 생물안보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364_web.jpg?rnd=20260807205104)
[서울=뉴시스] AI를 활용해 설계한 신종 바이러스가 실제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학적 활용 가능성과 생물안보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인공지능(AI)이 사상 처음으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설계하고 실제 작동까지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버그를 잡는 등 의료적 활용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가 치명적인 신종 병원체를 만드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퍼드대와 아크연구소(Arc Institute) 연구진은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한 논문에서 AI 모델을 활용해 세균만 감염시키는 새로운 박테리오파지(세균 감염 바이러스)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AI 모델 '에보1(Evo 1)'과 '에보2(Evo 2)'는 유전자 서열을 학습해 DNA 염기 배열을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인간에게 감염될 수 없는 바이러스 DNA만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후 AI 모델을 이용해 기존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유전체를 설계하고, 이를 실제 합성해 세균 세포에 투입했다. 약 300개의 설계안을 실험한 결과, 이 가운데 16개가 실제로 작동하는 박테리오파지로 확인됐다. 일부 바이러스는 세균 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능력을 보였다.
연구 저자인 스탠퍼드대 계산생물학자 브라이언 히에는 "책임감 있게 개발한다면 인간 건강에 엄청난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항생제 내성 세균 대응 등 의료 분야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만 AI 생명공학 기술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 피터 쿠는 "AI가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표현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인간 바이러스는 이번 연구 대상과 매우 다르다"며 당장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향후 AI 기술이 발전할 경우 악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케빈 에스벨트 교수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재설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언젠가는 인간을 감염시키거나 면역 반응을 피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목적이 생명체를 구성하는 DNA 구조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생명공학이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동시에 생물안보 측면의 관리와 규제가 함께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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