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가 트럼프에 반기"…美 중동 평화구상 흔들
등록 2026.08.12 15:12:29
네타냐후, 트럼프 지지 15개항 가자 평화안 사실상 거부
美 동맹국들 "중동 협상 영향력·신뢰 약화" 우려
이란·레바논 이어 가자까지…트럼프 중동 리더십 시험대
![[팜비치=AP/뉴시스] 2025년 12월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2.29.](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4491_web.jpg?rnd=20260805045540)
[팜비치=AP/뉴시스] 2025년 12월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2.29.
미국의 중동 전략에 정통한 외교관과 관계자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거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평화위원회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미국이 중동에서 협상을 진전시킬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 아랍 외교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평화안 거부는 장기적인 지역 안정과 이스라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 상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입장 재고를 압박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시 세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태도는 이란과의 전쟁 종식과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 완화 등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일 미국이 지지하는 가자지구 평화 계획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철수하기에 앞서 진정으로 무장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입장은 하마스와의 전쟁 종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출범시킨 27개국 참여 기구인 평화위원회의 역할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로버트 조던은 "현재 평화위원회가 뚜렷한 절뚝거림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할 수 있는 광범위한 기반의 실행 가능한 기구로 여겨진 적이 없었다며 "현재 이스라엘의 정치적 상황까지 겹쳐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위원회 측은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동의 아래 관련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국제 안정화군의 가자지구 배치를 지원하기 위한 물류 시설이 건설되고 있으며, 수백 명의 병력 지원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로드맵은 평화위원회와 하마스 간 협의의 결과물"이라며 "이스라엘과의 별도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에 신뢰에 의존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현지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부 서방 외교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거부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이번 거부는 이스라엘을 달래는 것이 오히려 더 극단적인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며 "평화위원회가 완전히 무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이 실현 가능한 두 국가 해법을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공개적인 충돌은 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음에도 자신과 네타냐후 총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합의안 거부에 대해 추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백악관이 네타냐후 총리의 행동을 평화 프로세스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이를 국내 정치적 행보로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대체로 볼 때 우리는 이것을 비비(네타냐후)가 국내 유권자들을 겨냥한 선거 전략으로 보고 있다"며 평화위원회가 최근 현지에서 좋은 협력을 얻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평화안 거부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그의 국내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실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여전히 평화위원회가 가자지구 평화 프로세스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유럽의회의 독일 출신 중도우파 의원인 힐데가르트 벤텔레는 평화위원회의 수석 협상대표 니콜라이 믈라데노프의 협상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15개항 계획에서 그가 이룬 성과는 실로 지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총선 이후 계획이 다시 제출되고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라는 핵심 사안에 초점을 맞춘다면 미국 주도의 노력이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중동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평화위원회의 계획을 이스라엘에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총리의 외교 고문을 지낸 님로드 노빅 이스라엘정책포럼 연구원은 "네타냐후 총리의 행동이 미국이나 평화위원회 팀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인 자하 하산은 "이것은 사실상 트럼프의 개인적인 사업"이라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가자지구에서 물러나게 하고 평화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지 못한다면 다른 지역 국가들이 미국이 자기 지역에서 이스라엘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중동 영향력에 대한 우려는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유럽 외교관은 "해결책은 예상했던 것만큼 가깝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우리에게 말했던 것만큼 가깝지도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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