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기면 릴스 차단"…메타의 자진 셧다운, 韓 규제 입법 흔드나[사이다IT]
등록 2026.08.29 09:00:00수정 2026.08.29 09:28:24
美 주정부 소송 합의한 메타, 페북·인스타 하루 2시간 제한·심야 콘텐츠 차단
추천 알고리즘 끄고 수업 중 알림 차단…"틱톡·유튜브도 동참하라" 압박
하루 2시간 30분 SNS 쓰는 韓 청소년…강제 퇴출 대신 '중독 설계' 손보나
![[서울=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 후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19/NISI20251219_0002023133_web.jpg?rnd=20251219160509)
[서울=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 후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미국 대다수 청소년은 앞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쳐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는 앱 알림이 자동으로 꺼집니다. 밤 12시가 지나면 친구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나 좋아하는 아이돌·인플루언서의 릴스도 볼 수 없습니다.
'아이브' 릴스 하나를 봤다고 비슷한 영상이 줄줄이 따라붙는 추천에서 벗어날 선택지도 생깁니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가 도입하거나 추진 중인 청소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금지법이 미국에서 새로 시행된 게 아닙니다. 메타가 미국에서 직접 시행하기로 한 청소년 보호책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플랫폼이 알아서 청소년의 이용시간과 알고리즘을 제한한다면 굳이 법으로 아이들의 SNS 이용을 막아야 할까요.
'시총급' 소송 위협에 결국 백기…SNS 이용시간까지 손댄 메타
![[오클랜드=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숨진 자녀의 사진을 든 부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주(州) 정부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보호에 실패했다는 혐의로 제기한 소송이 이날 시작된다. 2026.08.19.](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01509158_web.jpg?rnd=20260819084247)
[오클랜드=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숨진 자녀의 사진을 든 부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주(州) 정부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보호에 실패했다는 혐의로 제기한 소송이 이날 시작된다. 2026.08.19.
메타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48개 주와 워싱턴DC, 준주 등의 법무장관들과 청소년 SNS 과몰입 관련 소송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청소년이 오래 사용하도록 중독성 있는 기능을 설계하고 관련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미국 각 주정부와 잇달아 소송을 벌여왔습니다. 메타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판을 계속하는 데 따른 위험은 컸습니다. 캘리포니아·콜로라도·켄터키·뉴저지 등 4개 주가 재판을 앞두고 제시했던 잠재 제재액은 최대 1조 4000억 달러였습니다. 현재 메타 시가총액(약 1조 4600억 달러)에 맞먹는 금액입니다.
메타는 이 계산에 법적·사실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지만 결국 소송 위험을 걷어내는 쪽을 택했습니다. 최대 180억 달러(약 25조원)를 지급하는 대신 서비스 이용 구조까지 바꾸기로 했습니다.
18세 미만 이용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쳐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하도록 기본 설정됩니다. 제한을 풀려면 부모 등 보호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학교 수업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다이렉트 메시지(DM)와 계정 보안·안전 관련 알림을 제외한 푸시 알림이 자동으로 꺼집니다.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피드·스토리·탐색·릴스 등을 보거나 게시하지 못합니다. 한밤중 침대에 누워 릴스를 넘기다 새벽까지 잠을 설치는 일을 서비스 자체가 막는 셈입니다.
추천 기능도 손봅니다. 청소년은 개인 맞춤형 추천이 적용되지 않는 피드를 기본 화면으로 선택할 수 있고 부모가 이 설정을 의무화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재생을 끄거나 좋아요·반응 수를 기본적으로 감추는 조치도 포함됐습니다.
각국이 칼 빼든 'SNS 중독 설계'…메타가 먼저 없앴다?
![[시드니(호주)=AP/뉴시스]아니카 웰스 호주 통신부장관이 10일 시드니에서 16세 미만 아동에 대한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가 지켜보고 있다. 앨버니즈 총리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세계 최초의 16세 미만 어린이들의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를 환영하면서 이는 가족들이 거대 기술기업으로부터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시행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12.10.](https://img1.newsis.com/2025/12/10/NISI20251210_0000850300_web.jpg?rnd=20251210183022)
[시드니(호주)=AP/뉴시스]아니카 웰스 호주 통신부장관이 10일 시드니에서 16세 미만 아동에 대한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가 지켜보고 있다. 앨버니즈 총리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세계 최초의 16세 미만 어린이들의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를 환영하면서 이는 가족들이 거대 기술기업으로부터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시행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12.10.
흥미로운 건 메타가 손댄 조치가 세계 각국이 청소년 SNS를 규제하며 문제 삼았던 부분과 상당히 겹친다는 점입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엑스(X) 등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는 지속적인 알림이 청소년에게 계속 휴대전화를 확인하도록 압박하고 추천 알고리즘이 부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콘텐츠 노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 등을 규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국이 법까지 만들어 막으려던 과몰입 요인을 메타는 이용시간·알림·심야 이용·추천 알고리즘 등 서비스 기능을 직접 손보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정면 돌파했습니다.
"인스타만 막으면 틱톡 간다"…메타가 경쟁사까지 부른 이유
![[서울=뉴시스] C. J. 마호니 메타 최고법무책임자(CLO)는 26일(현지 시간) "우리 업계 전체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며 틱톡과 유튜브가 메타와 같이 청소년 보호책 확대를 촉구했다. 2026.08.29. (사진=메타 뉴스룸)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8/NISI20260828_0002224375_web.jpg?rnd=20260828161812)
[서울=뉴시스] C. J. 마호니 메타 최고법무책임자(CLO)는 26일(현지 시간) "우리 업계 전체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며 틱톡과 유튜브가 메타와 같이 청소년 보호책 확대를 촉구했다. 2026.08.29. (사진=메타 뉴스룸) *재판매 및 DB 금지
메타는 한술 더 떴습니다. 이번 합의를 발표하면서 틱톡과 유튜브에도 같은 보호책을 도입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C. J. 마호니 메타 최고법무책임자(CLO)는 "우리 업계 전체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며 틱톡과 유튜브가 새 체계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메타의 공식적인 이유는 인스타그램 사용을 막으면 청소년이 틱톡이나 유튜브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한 회사만 제한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업적으로 봐도 메타 혼자 규제를 짊어지기는 부담스럽습니다.
자사 서비스만 하루 2시간 제한과 심야 셧다운을 적용하고 틱톡·유튜브가 기존 추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줄어든 이용시간이 경쟁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메타는 광고를 보여줄 기회를 잃지만 경쟁사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겁니다.
결국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과 메타 혼자 규제 부담을 떠안지 않으려는 경쟁상 이해관계가 같은 방향을 향하는 셈입니다.
하루에 2시간 이상 유튜브·인스타 보는 韓 10대…법 도입 필요할까
![[서울=뉴시스] 취침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01/NISI20260401_0002099895_web.jpg?rnd=20260401154457)
[서울=뉴시스] 취침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1. *재판매 및 DB 금지
관건은 같은 조치가 한국에도 적용될 것이냐는 점입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10대 스마트폰 이용자의 유튜브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월 3050.2분, 인스타그램은 1755.2분.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유튜브 약 98분, 인스타그램 약 57분으로 두 앱에서만 약 2시간35분을 보내는 셈입니다.
현재 메타는 미국 합의에 따른 조치를 한국에 적용할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법을 만드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되 부모 동의가 있으면 허용하는 방안과 청소년 대상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회에도 청소년 SNS 이용 규제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습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다른 나라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이 아닌 한 현재 준비하는 입법 검토는 계속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유튜브나 틱톡 등 다른 SNS 서비스가 자연적으로 동참한다는 얘기가 없기 때문에 SNS 사업자 전체를 규율하는 법 체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청소년을 SNS에서 쫓아내는 것이 답일까요. 아니면 청소년을 끝없이 붙잡아두는 SNS부터 바꾸는 게 먼저일까요. 메타가 국내 입법 논의에 던진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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