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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문제 너무 잘 풀어"…넥슨, 10년 코딩대회 룰 갈아엎었다

등록 2026.08.31 09:32:14수정 2026.08.31 09:56:24

올해 NYPC 전면 개편…"기존 알고리즘 문제, AI가 손쉽게 풀어"

생성형 AI 사용 공식 허용…AI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성적 갈려

멀티·서브에이전트는 금지…"비싸고 좋은 AI 겨루는 대회 막는다"

코딩 못해도 AI 활용해 본선 진출…게임형 문제로 참가 저변 확대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김진호 넥슨코리아 알고리즘연구팀 팀장 겸 NYPC 출제위원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지스퀘어에서 열린 'NYPC 2026 파이널 라운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대회를 전면 개편한 이유를 설명했다. 2026.08.29.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김진호 넥슨코리아 알고리즘연구팀 팀장 겸 NYPC 출제위원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지스퀘어에서 열린 'NYPC 2026 파이널 라운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대회를 전면 개편한 이유를 설명했다. 2026.08.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인공지능(AI)이 기존 스타일의 문제를 너무 잘 풀게 됐습니다. AI를 썼는지 안 썼는지 판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이럴 거면 AI 사용제한을 풀고 대회를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진호 넥슨코리아 알고리즘연구팀 팀장 겸 NYPC 출제위원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지스퀘어에서 열린 'NYPC 2026 파이널 라운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대회를 전면 개편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김 팀장은 "기존 NYPC는 마치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 형식의 대회였다"며 "최근 AI가 발전하면서 그런 기존 포맷으로 대회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과거 NYPC에서는 주어진 입력과 조건에 맞는 결과를 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다. 여러 풀이 가운데 정확하고 효율적인 답을 누가 더 잘 코딩하느냐가 실력을 가르는 기준이었다.

그러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이 같은 알고리즘 문제를 능숙하게 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특히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예선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문제를 풀었는지 AI가 대신 풀었는지 가려내기도 쉽지 않았다.

김 팀장은 "과거 스타일의 대회를 지속하려면 학생이 AI를 썼는지 안 썼는지를 판단할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를 명확하게 판단하게 하는 방식은 온라인 대회에는 부적합하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NYPC 2026 마스터트랙 대회 모습.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NYPC 2026 마스터트랙 대회 모습.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 막는 대신 '잘 쓰는 법' 겨룬다

넥슨은 2016년부터 이어온 프로그래밍 대회를 AI 시대에 맞춰 전면 개편했다. 이에 따라 대회 이름을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에서 '넥슨 영 프로그래머스 컵'으로 바꿨다. 기존 알고리즘 문제 풀이 대신 AI를 활용해 자신만의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만 14~18세 청소년이 참가하는 루키 트랙에서는 정해진 답이 없는 휴리스틱 문제를 제시한다. 참가자는 코드를 작성해 캐릭터가 맵을 탐색하고 코인을 획득하거나 장애물을 피하도록 자신만의 전략을 짜야 한다. 만 19세 이상 대학생이 팀을 이루는 마스터 트랙에서는 자원을 모으고 유닛을 생산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상대 팀과 대결한다.

김 팀장은 "AI에 미션을 그대로 줬을 때 바로 답을 구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AI가 한 번에 풀 수 없도록 문제를 많이 가공했다"며 "AI를 활용하더라도 참가자가 AI를 어떤 방향으로 이끄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릴 수 있도록 문제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챗GPT나 깃허브 코파일럿 등을 이용해 코드를 생성·수정하는 것도 허용했다. 직접 코딩을 거의 하지 않고 AI와 대화하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으로도 참가할 수 있다. 김 팀장은 "대부분이 직접 코딩하는 게 아니라 AI의 도움을 많이 받아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서브에이전트를 동원하는 기능은 제한했다. 참가자의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니라 더 많은 컴퓨팅 자원과 고성능 AI를 동원할 수 있는지가 승부를 가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김 팀장은 "서브에이전트를 모두 풀어주면 사람은 명령만 내리고 AI가 다 푸는 식이 될 수 있다"며 "결국 누가 더 비싸고 좋은 에이전트를 많이 쓰느냐가 중요해져 사람의 능력보다 어떤 AI가 더 좋은지를 평가하는 대회로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NYPC 2026 대형 우승컵 모습.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NYPC 2026 대형 우승컵 모습.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딩 몰라도 도전…"문제 해결 의지가 중요"

대회 문턱도 낮아졌다. 기존 NYPC가 알고리즘과 수학을 공부한 참가자들의 실력을 겨루는 성격이 강했다면 올해는 프로그래밍 경험이 많지 않은 참가자들도 AI와 함께 문제를 풀며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넥슨의 설명이다.

최연진 넥슨재단 국장은 "기존에는 프로그래밍 대회라고 하면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수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학원이나 개인적으로 배운 것을 겨루는 대회에 가까웠다"며 "지금은 실제로 프로그래밍을 많이 배우지 않은 학생들도 AI와 함께 문제를 풀면서 흥미를 느끼고 시간을 투자해 예선을 통과한 경우가 예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넥슨이 대회 문제를 사내에서 시험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개발자가 아닌 직원들도 좋은 성적을 냈다.

최 국장은 "사내에서 이 문제로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개발자가 아닌 분들도 수상한 경우가 많았다"며 "경영지원이나 기획 직군에서도 수상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NYPC는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지를 보는 대회가 아니다"라며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전략을 짜고 해결해 나갈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저변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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