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허위종결 의심 25건 더 나오고…31만건 전수조사는 '수작업'
등록 2026.09.01 14:37:16
제주 경찰관 처리 의심 사례 추가 확인
대면·비대면 통계 없어 사건별 기록 확인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6.09.01. woo12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1/NISI20260901_0021418571_web.jpg?rnd=20260901131628)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한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사건을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유사 사례가 무더기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전국에서 진행 중인 실종사건 전수점검의 필요성도 재차 부각되고 있다.
다만 최근 3년간 종결된 약 31만건 가운데 대면·비대면 종결 여부를 전산으로 바로 추출할 수 없어 사건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실처리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선별해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부모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하면서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기존에 확인된 2건 외에 허위종결 의심 사례 25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10건은 실종자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실종자들은 현재 모두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5건은 실종자의 소재와 안전은 확인됐지만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실제와 다른 종결 사유를 입력해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였다. 전산에는 '교통사고 사망'이나 '변사' 등의 사유가 입력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 종결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심리분석관 5명을 투입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 '업무태만적 동기'가 범행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프로파일러는 부 경장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종결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부 경장의 허위종결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장모씨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드러났다. 부 경장은 당시 장씨와 연락하지 않았는데도 연락이 닿아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처럼 신고자에게 알리고 전산 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112 신고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신고를 종결한 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장씨를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해 사건을 종결·해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에서도 실종자와 실제 통화하지 않았으면서 연락이 이뤄진 것처럼 신고자에게 통보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소재발견'으로 입력해 관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부 경장을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실종사건에 대한 전수점검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건을 대상으로 실종자의 안전 여부와 사건 처리 적정성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허위 종결 가능성이 높은 비대면 종결 사건을 우선 점검하고 부실·부적정 처리가 의심되는 경우 재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오는 11월까지 점검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전수점검의 핵심 기준인 대면·비대면 여부를 기존 시스템에서 통계로 바로 추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상 통계로 뭘 넣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디"라며 "한 건 한 건 들어가면서 대면 종결했는지, 비대면 종결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경찰이 점검 중인 사건은 약 1만5100건이다. 여기에는 대면 종결과 비대면 종결 사건이 모두 포함돼 있다.
전산으로 점검 대상을 미리 걸러낼 수 없다 보니 별도의 대규모 전담조직이 아닌 기존 경찰 인력이 통상 업무와 병행해 과거 사건을 하나씩 열어 확인해야 한다. 경찰은 사건이 적은 경찰서에는 2명, 사건이 많은 경찰서에는 5명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기존 사건을 처리해야 할 인력이 과거 31만건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만큼 전수점검 방식 자체가 현장 업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 조사에서 전산에 입력된 내용 자체가 실제 처리 경위와 다른 사례까지 확인된 점도 문제다. 단순히 시스템상 종결 사유만 확인해서는 당시 실종자의 안전이 실제로 확인됐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 사건이 종결됐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종사건이 112 신고시스템과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으로 나뉘어 관리되는 점도 개선 과제로 지적된다.
부 경장은 장씨 사건에서 112 신고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신고를 종결한 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해 사건을 종결·해제했다. 60대 남성 사건에서도 두 시스템에 각각 허위 내용을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작업에도 착수했다. 담당 경찰관이 단독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못하도록 관리자 승인 기능을 추가하고, 형사과장 등 관리자가 실종자 대면 여부와 신원 확인 경위, 안전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한 뒤 종결하도록 시스템을 손질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전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자 결재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알려져 바로 개선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화 통화 등에 의존한 비대면 안전 확인만으로 실종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매일 형사과장과 경찰서장이 사건을 점검하면서 대면 종결 원칙이 지켜지는지도 확인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부 경장이 진술한 '업무 부담'을 이번 사건의 본질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신고 건수가 많다는 것과 담당자의 실제 업무량이 과도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현장 수색은 지역경찰이나 형사 등 관련 기능이 함께 하는 만큼 이번 사건은 담당자가 해야 할 확인 업무를 하지 않은 직무태만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담당자 한 명이 사건을 해제하거나 관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었고 팀장과 과장이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면 지휘·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112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신속히 연계하고, 비대면 종결이나 기록 수정·삭제 등 부실 처리 가능성이 큰 사건을 우선 선별해 객관적인 자료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