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항 드론 공격 미수 배후는 러시아"…푸틴 "독일, 심각한 실수"
등록 2026.09.02 10:29:14
독일, 러 영사관 폐쇄 등 보복 조치…러 대사 "모든 후과, 독일이 져야"
나토·EU, 독 발표 지지…"유럽에 공포 퍼트리려는 러 시도 실패할 것"
우크라 "독일 단호한 대응 환영…러 추가 제재 위해 긴밀히 협의"
![[슈코이디츠=AP/뉴시스]6일(현지시각)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황에서 폭발물을 실은 정체불명의 드론 4대가 발견됐다. 사진은 공항에 주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안토노프 화물기 모습. 2026.8.7.](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01482677_web.jpg?rnd=20260807104826)
[슈코이디츠=AP/뉴시스]6일(현지시각)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황에서 폭발물을 실은 정체불명의 드론 4대가 발견됐다. 사진은 공항에 주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안토노프 화물기 모습. 2026.8.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독일 정부가 지난달 4일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에서 발견된 폭발물 탑재 드론의 배후로 러시아를 공식 지목하고 영사관 폐쇄 등 대응 조치에 나섰다. 다만 러시아는 독일 정부의 발표를 부인하면서 맞대응을 예고했다.
도이체벨레(DW)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는 이번 하이브리드 공격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결론지었다"며 "경찰 수사와 범행 양상, 정보기관 조사 결과는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드론의 설계와 부품, 폭발물, 기폭 체계 등 이번에 사용된 수단은 러시아가 벌인 다른 하이브리드 작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확인된 것들"이라며 "이번 공격은 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이어져 온 러시아의 장기간에 걸친 공작과 같은 양상"이라고 말했다.
독일 당국은 지난달 4일 오후 11시40분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 보안구역에 주기된 우크라이나 안토노프항공 소속 An-124 수송기 4대 인근에서 폭발물이 탑재된 드론이 발견됐다고 발혔다.
이들 수송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략 공수 프로그램(SALIS)에 따라 운항 중이었다. 프랑스발 군용 탄약이 우크라이나 수송기에 실려 있었다는 독일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독일 당국은 부인했다.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군수 지원을 포함해 나토의 군수 물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수차례 사보타주(파괴 공작) 시도로 의심되는 사건의 표적이 된 바 있다.
도브린트 내무장관은 "우리는 이번 공격을 단발적 사건으로 보지 않고 다른 하이브리드 공격과 연결선상에서 보고 있다"며 "독일은 앞으로도 러시아의 추가 하이브리드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전쟁 상태는 아니지만 매일 하이브리드 전쟁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독일은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해 비례적이고 절제됐지만 단호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는 한편 러시아 국적자에 대한 입국 통제 강화와 영사관 폐쇄, 러시아 문화센터 '러시아 하우스' 계약 철회 등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러시아 하우스는 지난 수년간 독일에서 수행된 복수의 하이브리드 공격의 출발점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데풀 외무장관은 "대응 조치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추진될 것"이라며 "러시아 국적자에 대한 입국 통제를 강화하고 EU 제재 대상에 러시아 인사를 추가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8일부터 서부 도시 본에 위치한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하고 베를린에 위치한 러시아 하우스 운영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독일 정부의 발표를 실정을 은폐하고 반러 성향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절하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독일의 국익을 지키지 않고 흥정거리로 삼고 있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며 "새로운 반(反)러시아 조치들이 메르츠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 드론 사건을 구실로 독일이 취한 결정들도 그 사례에 포함된다"며 "이는 독일 당국이 저지른 또 하나의 심각한 실수로 독일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 그 증거는 조작돼 심어진 것"이라고도 말했다.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세르게이 네차예프 대사 명의 성명에서 "독일이 발표한 조치들은 양국 관계에서 전례 없는 긴장 고조 행위"라며 "러시아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른 모든 결과의 책임은 독일 정부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 당국이 한때 견고했던 양국 협력 체계를 체계적으로 해체하는 방향을 계속 추구하는 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연대를 표시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는 위협 억지와 동맹국 방어 역량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리를 위협하고, 단결과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약화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며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겠다는 결의로 단결돼 있다"며 "자유와 안보를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를 억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 사회에 불신과 공포를 퍼뜨리려 하지만 실패할 것"이라며 "EU는 필요한 기간 내내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올렉시 마케예우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라이프치히에서 발생한 러시아 공격에 대한 독일의 단호한 대응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드론 위협으로부터 핵심 기반시설을 보호하고,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에 공동 대응하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하기 위해 독일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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