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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은 '텅텅' 골목안은 '북적'…가로수길 공실률 43.9%의 그늘[출동!인턴]

등록 2026.09.08 07:00:00수정 2026.09.08 07:02:12

젠트리피케이션과 임대료 상승에 메인 상권 침체 심화

세로수길 등 이면 골목은 대기업·개성 있는 브랜드로 반등

단순 과거 복귀 아닌 패션·디자인 연계한 차별화 정체성 필요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서울의 대표 명소였던 신사동 가로수길이 침체된 분위기에 빠졌다.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서울의 대표 명소였던 신사동 가로수길이 침체된 분위기에 빠졌다.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예전보다 손님이 줄어든 건 사실이에요. 이 일대 옷가게들은 상황이 전부 비슷합니다."

한때 서울의 대표 명소였던 신사동 가로수길이 침체된 분위기에 빠졌다. 거리 곳곳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은 빈 점포가 가득했고, 대형 매장이 있던 건물이 통째로 비어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심지어 부동산 건물마저 공실로 변해 동네 어르신의 쉼터가 됐다.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신사동 가로수길 거리 곳곳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은 빈 점포가 목격됐다.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신사동 가로수길 거리 곳곳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은 빈 점포가 목격됐다.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가로수길 공실률은 지난해 43.9%까지 올랐다. 2019년 공실률이 4.5%에 불과했던 가로수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에 실패하면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 같은 상권 침체는 지나치게 오른 임대료와 이로 인한 매력도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급등했고, 이로 인해 기존 상인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했다. 그 결과 가로수길만의 분위기를 형성하던 개성 있는 점포들이 사라져 '고유 색깔을 잃어버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침체 이후 메인 상권 임대료가 크게 내려갔지만 '공간 경쟁력이 임대료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식으로 인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로수길 방문객 이모(26)씨는 "옷을 보려면 차라리 성수동이 낫다"며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근 거주민 이동은(29)씨는 "집에서 가깝지만 굳이 가로수길에서 약속을 잡지는 않는다"며 "콘텐츠가 부족해서 발길이 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가로수길 메인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세로수길 등 인근 골목에서는 카페·패션매장·술집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다.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가로수길 메인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세로수길 등 인근 골목에서는 카페·패션매장·술집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다.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메인 도로에서 한 블록 들어선 세로수길 등 안쪽 골목은 분위기가 다르다. 골목마다 카페와 옷가게, 술집이 활발히 영업 중이며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 씨는 "주변 거리가 예전보다 활기차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관계자 A씨는 "안쪽 거리는 공실이 훨씬 적은 편"이라며 세로수길 등 인접 상권은 반등의 기미가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며 올리브영·다이소 등 브랜드들이 최근 입점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인 거리보다 저렴한 상권이 형성됐고, 이전보다 발전할 여지는 있다"고 전망했다.

임갑진 두바이부동산컨설팅 이사는 "메인 거리는 임대료·보증금 부담이 크고 면적도 커서 들어올 수 있는 임차인이 한정적이지만, 이면 골목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며 "소규모 카페, 음식점, 개성 있는 브랜드가 들어오기 좋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골목 상권이 유지된다는 것은 이 지역의 소비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소비 수요가 유지된 이유로는 '목적형 소비'의 확산이 꼽혔다. 임 이사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메인 거리만 따라 걷기보다 특정 식당·카페·브랜드를 정해 놓고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SNS), 지도 앱을 보고 골목 안까지 찾아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골목 상권의 회복세만으로 상권 전체가 부활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 이사는 "회복 신호는 현실적인 임대료에 장기간 운영할 브랜드가 들어오는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등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가로수길이 다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데 집중하기보다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 이사는 "가로수길의 공간과 고객층에 맞는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를 따라가기보다 가로수길의 과거 강점이었던 패션·디자인을 다른 분야와 연결해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침체 상권의 회복은 '과거로의 복귀'가 아닌 '다시 선택받을 이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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