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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도피' 윤석열, 1심 무죄…"도피 목적 아닌 인사권 행사"(종합)

등록 2026.09.11 16:06:08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해 해외로 도피케 한 혐의

법원 "도피 목적이 아닌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박성재·조태용·심우정 등 피고인들도 전부 무죄

尹측 "항소 포기해야"…특검 "판결문 검토 후 판단"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출국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 2025.09.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출국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 2025.09.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출국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1일 범인도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사전에 알고 무력화시키거나 우회할 방편으로 대사에 임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 대해 '공수처에 고발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람' 정도로 추상적으로 인식하는 데 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형사 처벌이 구체화된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공수처 수사를 저지 및 방해하려는 의사를 가졌다고 추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원수로서 고유한 권한을 갖고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한 경위를 보면 호주대사가 도피 목적은 아니고 인사권 행사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며 "결국 임명 행위가 누군가 범인을 도피시키려고 이뤄진 측면만으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특히 재판부는 "호주대사 임명이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지도 의문"이라며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이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아울러 "나머지 피고인 개별 행위 역시 통상적 직무수행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을 뿐"이라며 "상호 간 도피를 암묵적 기능적 동의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어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범인도피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전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비서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출국시키려고 인사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라거나 출국금지를 해제하라고 부당하게 지시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검찰총장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봤다.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출입국관리 등 사무를 관장하고 그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할 수 있는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26. [email protected]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라며 "재판부의 무죄 판결을 존중하고 법과 증거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주신 점에 대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특검이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대해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라며 "공소권 남용이라고 보여진다. 특검은 판결에 승복하고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퇴정하면서 "재판부의 판단에 감사하며 채해병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장 전 국가안보실장은 "만약에 (특검이) 항소한다면 사실에 입각해 재판에 임했던 것처럼 똑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판결문이 나오면 검토 및 분석해서 항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에 임명한 뒤 출국·귀국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순직해병 특검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공모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과 심 전 총장 등 법무부, 국가안보실, 대통령실 인사 등도 함께 기소됐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장관직 탄핵을 추진하자 같은 해 9월 사임했다.

사임 5개월 만인 이듬해 3월 호주대사에 전격 임명된 후 호주로 출국했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11일 만에 귀국했고, 대사에 임명된 지 한 달도 안 돼 같은 달 사임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른바 'VIP 격노' 전화를 받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진전되면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해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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