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기지 총격서 7발 맞은 생존자 "총살 찬성, 생중계는 반대…농구 경기 아냐"
등록 2026.10.12 10:21:30수정 2026.10.12 10:46:24
하산 12월3일 포트후드서 총살 예정…미군 사형 집행 65년 만
“생존자·유족에만 공개해야”…미 공화·민주 의원도 생중계 비판

【킬린(미 텍사스주)=AP/뉴시스】지난 5일 1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미 텍사스주 포트 후드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텍사스주 킬린의 한 교회에 마련된 나무십자가 앞에 7일 한 남성이 촛불을 켜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2009년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미군기지 총기난사 사건에서 총탄 7발을 맞고 살아남은 생존자가 범인 니달 하산의 총살형에는 찬성하면서도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공개 생중계에는 반대했다. 처형을 누구나 지켜보는 ‘구경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ABC뉴스 인터뷰 등을 인용해 당시 총격 생존자 알론조 런스퍼드와 데이나 퍼거슨의 반응을 전했다.
전직 미 육군 소령이자 군 정신과 의사였던 하산은 오는 12월3일 포트후드에서 총살형에 처해질 예정이다. 예정대로 집행되면 미군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교수형 이후 65년 만이다. 총살형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하산은 2009년 11월 포트후드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32명을 다치게 했다. 그는 2013년 군사법원에서 유죄 판결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다.
런스퍼드는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육군에서 복무했다. 사건 당시 포트후드에 배치된 부사관이었다.
하산은 런스퍼드의 머리와 복부 등을 향해 모두 7발을 쐈다. 런스퍼드는 자신과 가까웠던 동료 여러 명이 하산의 총격으로 숨지는 모습도 목격했다.
런스퍼드는 하산의 처형 현장에 직접 참석해 마지막 순간 그의 눈을 바라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 눈을 보고 내가 패배하지 않았고 패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며 “나는 더 이상 그의 희생자가 아니다. 나는 생존자다”라고 말했다.
런스퍼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산의 사형 집행을 승인한 것도 환영했다. 이번 처형이 자신과 다른 생존자들에게 사건을 매듭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총살형이라는 집행 방식에도 동의했다. 런스퍼드는 “그가 우리에게 총을 쐈던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처형 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했다. 생중계를 하더라도 총격 생존자들과 숨진 이들의 유족만 볼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런스퍼드는 “이 일이 유료 시청 행사나 농구 경기를 보러 가는 것 같은 구경거리로 비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기준에 맞추려는 게 아니라 자유세계의 기준을 세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퍼거슨도 처형 생중계 계획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죽음과 전쟁은 역사적으로 사진과 영상으로 계속 기록돼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완전히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퍼거슨은 사건 당시 21세의 육군 병사였다. 팔과 어깨, 허벅지에 세 발의 총상을 입었다. 그는 생중계에 찬성하는지를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그에게 일어날 일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런스퍼드는 하산의 처형을 직접 참관해 마지막 순간 그의 눈을 바라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도 공개 생중계에 대한 반대가 나왔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오스틴 스콧 의원은 하산의 사형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처형을 생중계하는 것은 지하디스트들이 하는 일이다. 미국은 그보다 나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도 “우리는 민주국가이며 법치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며 “이를 구경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스미스 의원은 공개 생중계가 미국의 법 체계를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포트후드(텍사스)=AP/뉴시스】미국 포트후드 미군기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사망한 가운데, 사건 용의자인 니달 말리크 하산의 모습. 사진은 지난 2007년 하산이 군 의과대학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당시 촬영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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