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총장에 헝가리 오르반 지지"…유럽 "웃기는 소리"(종합)
등록 2026.10.27 10:59:41
WSJ "美가 출마 권유, 중·러도 지지" 보도
"푸틴 등 독재자 감쌀 것…유엔 수준 추락"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와 함께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오르반 전 총리와 갈등을 빚어온 유럽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7일 트럼프 대통령과 오르반 당시 총리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10.27.](https://img1.newsis.com/2025/11/08/NISI20251108_0000776109_web.jpg?rnd=2025110804443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와 함께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오르반 전 총리와 갈등을 빚어온 유럽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7일 트럼프 대통령과 오르반 당시 총리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10.27.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와 함께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25일(현지 시간) 미국·중국·러시아 3국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오르반 전 총리에게 유엔 사무총장 선거 출마를 권유했고, 러시아와 중국도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측은 유엔 사무총장의 조건을 설명하면서 '오르반 같은 인물'을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꿈꾸는 후보"라며 "이념적으로 적합하고 적대적 환경에서 권력을 행사할 줄 알며 유엔 기득권에 위축되지 않을 인물"이라고 기대했다.
16년 집권을 이어가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실각한 오르반 전 총리는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했던 인물로, 중국·러시아도 반대할 이유가 없어 3국간 잠정 합의가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WSJ은 "(오르반 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비롯한 독재자들을 두둔하는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추락한 유엔의 수준에 걸맞게, 더 낮은 수준의 지도자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르반 전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마 의사 타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출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오르반 전 총리 공개 지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지 발표는 11월3일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진 상태로 알려졌다.
오르반 전 총리가 선거에 나설 경우 선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정식 추천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는 동시에,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5개 상임이사국이 빠짐없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결국 거부권을 쥔 5개국이 모두 찬성하는 후보가 나와야 하는데, 미국·중국·러시아가 합의한 사안은 안보리에서 대체로 관철된다고 WSJ는 짚었다. 영국·프랑스는 독자 거부권 행사에 신중하다는 것이다.
미국 당국자는 "그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개국 표를 무난하게 확보했으며, 10개국 지지도 얻을 수 있다"고 낙관했다.
오르반 전 총리 재임 시절 헝가리와 극한 갈등을 빚었던 유럽 각국은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EU 집행위원장 후보였다"며 "(유엔 사무총장 내정설은) 그가 집행위원장이 될 거라는 소문만큼이나 웃기는 소리"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오르반이 유엔 수장이 된다면, 그간 EU의 주요 결정을 무산시키며 갈고닦은 능수능란한 거부권과 협박의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다만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2026년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어서 표결권이 없다. 현재 비상임이사국은 덴마크·그리스·파키스탄·파나마·소말리아·바레인·콩고민주공화국·라이베리아·라트비아·콜롬비아 10개국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임기 만료인 12월31일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사무총장 인선 작업에는 아직 중대 진전이 없다.
레베카 그린스판 전 코스타리카 부통령, 캐럴린 로드리게스-버킷 주(駐)유엔 가이아나대사, 아르헨티나 출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우간다 출신 올라라 오투누 전 유엔 사무차장 등 7명이 출마했으나 사실상 이미 낙마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7인 전원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라나 누세이베 아랍에미리트(UAE) 국무장관이 출마를 정식 선언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러시아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오르반 전 총리가 출마를 결정하고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러시아가 지원사격에 나설 경우, 오르반 전 총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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