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넘기고 李·조희대 남기고…중수청 '중대범죄' 기준 무엇?
등록 2026.10.29 14:17:43수정 2026.10.29 14:19:59
명예훼손은 이첩…직권남용·복합 혐의는 남아
직권남용, 중대범죄 '관련 범죄'면 수사 가능
자의적 기준 우려…"수사기관 쇼핑할 수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10.29.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7/NISI20261027_0021505830_web.jpg?rnd=20261027103228)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10.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오정우 기자 = 서울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최근 반부패수사국에 배당돼 있던 정치권·법조계 주요 인사들 사건 중 일부를 경찰로 이첩하면서, 중수청이 직접 수사하는 '중대범죄'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수청은 명예훼손 혐의가 중심이 된 사건은 이첩했는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성격이 모호하거나 주요 혐의가 얽힌 사건에 대해서는 어느 기관이 수사할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상황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수청은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고발된 추미애 경기도지사 사건과 김지용 중수청장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사건을 최근 경찰로 이첩했다.
추 지사 사건의 경우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이 고발장에 함께 적시됐지만 주된 혐의는 명예훼손이다. 임 청장 사건 역시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핵심 혐의다.
중수청은 두 사건 모두 주된 혐의가 직접 수사 범위를 벗어난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해 경찰 이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주요 정치권 인사들 사건은 서울중수청 반부패국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일반이적 및 여적 혐의로 고발된 이재명 대통령 사건과 제3자 뇌물, 증거인멸교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저작권법·사문서 위조 관련 혐의로 고발된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 관련 사건 등은 반부패국에 배당됐다.
반부패수사과의 직접수사 범위는 형법상 뇌물 관련 죄(형법 제129조~133조·수뢰, 제3자뇌물, 알선수뢰 등)에 집중돼 있다. 공공안전수사과는 군사기밀보호법 등 내란·외환 관련 범죄를 주로 다룬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 사건과 한 의원 딸 사건은 반부패국 직접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공무원의 대표적 권한 남용 범죄인 직권남용(형법 제123조)의 경우 직접수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뇌물 등 주된 중대범죄와 직접 연관된 '관련 범죄'일 경우에만 수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수사 주체를 가르는 기준이 자의적이거나 불분명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수청 반부패국에 배당된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이다. 조 대법원장은 직권남용, 업무상배임, 특가법상 국고손실, 허위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고발돼 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29. photo1006@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9/NISI20261029_0021509317_web.jpg?rnd=20261029092822)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29. [email protected]
조 대법원장 사건처럼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 중수청이 직접 수사해야 할 중대범죄로 볼 것인지, 아니면 직권남용이 중심이 돼 경찰로 넘겨야 할 사건인지, 고위공직자가 피고발인이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보내야 할 사건인지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다.
직권남용 혐의가 함께 포함됐던 추 지사 사건은 경찰로 넘어가고, 유사한 공직 범죄 성격을 띤 다른 사건들은 중수청에 남아 있는 현 상황이 중수청의 기준 미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고발인이 고발장에 어떤 혐의를 적시하느냐에 따라 수사 주체가 '핑퐁식'으로 넘어갈 위험이 있고, 이는 수사의 효율성과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기존에 있는 사건을 배분하거나 앞으로 발생할 사건을 배분하는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미리 매뉴얼을 준비해 사건이 터지면 바로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수사기관 쇼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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