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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한국인에겐 생소한 정서

등록 2023.03.26 06: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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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은 기승전결 동일본지진"

"외국인 관객은 영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애니 성지순례 효과 기대할 수도 있을 것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 *재판매 및 DB 금지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지난 8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주인공 '스즈메'가 지진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여정을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20일 기준 누적 관객수 201만 4058명으로 집계됐다. 개봉 13일만에 200만 관객을 넘긴 것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자리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영화는 겉보기에 일반 판타지 애니메이션과는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저 일본의 지형학적 특성상 잦은 재난에 대해 다룬 판타지 영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지식을 갖고 보면 다르다고 한다.

한일부부 채널 '박가네'의 한국인 박준식씨와 일본인 미사는 '한국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스즈메의 문단속 트라우마'라는 영상을 지난 18일 게재했다.

박씨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기승전 동일본 대지진이다"며 "한국 관객은 주인공에 감정이입 하기 힘들 수 있다"고 영상 속에서 말했다.

많은 한국인들은 2011년 3월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 하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일본인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폐허를 먼저 떠올린다고 한다. 이것이 이번 영화를 한국인이 이해하기 가장 힘든 이유다.

또 "영화 속 지진 경보가 울리는 장면은 일본인들에게 트라우마를 일으킨다"며 "한국에는 이런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마코토 감독이 이번 영화를 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동일본 대지진은 후쿠시마뿐 아니라 '미야기'와 '이와테' 현 등 동일본 지역을 강타해 많은 일본 주민들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역 복구에 상당한 노력을 쏟았고 지난 10년간 매년 추모 행사를 열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사람들에게서 점차 잊혀지고 있다. 또 일본 내에서도 해당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해 경제적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영화는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와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가 재난을 막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를 통해 동일본대지진 당시 가족과 이별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박씨는 이런 상황 속 이번 영화는 동일본 대지진을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지역을 살리는 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본에는 애니메이션에 묘사된 장면을 방문하는 이른바 '애니메이션 성지순례'가 있다"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점을 이용해 피해 지역을 살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만큼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에 최근 미와기현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듯 영화를 통한 홍보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한다.

영화에 등장한 '게센누마 휴게소'에 있는 한 가게는 점포 앞에 영화 포스터를 걸어 홍보 하고 있다. 또 영화 속 문을 그대로 배치한 장소는 방문객이 늘었다는 것을 보면 효과는 확실한 듯 보인다.

실제 '너의 이름은'의 파급효과로 일본의 낙후된 지역인 기후현은 253억엔(약 25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에 '스즈메의 문단속'의 파급효과 역시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에디터 Sparky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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