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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쇼크①]'중꺾마' 알아?…'우주 강아지'도 그리는 AI

등록 2023.02.11 07:30:00수정 2023.02.11 07: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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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검색하니, 난 물어본다'

'구글링' 정보 검색 방식→AI챗봇 대체되나

AI가 개인 취향 고려해 여러 추천 정보 제공

아직 팩트 기반 정보 제공엔 한계

보고서·수필 써주고 그림도 그려준다

일자리 등 사회 전반 혁신 예고

AI 검색 서비스 유닷컴의 '유챗'이 그린 '우주에 있는 귀여운 개' *재판매 및 DB 금지

AI 검색 서비스 유닷컴의 '유챗'이 그린 '우주에 있는 귀여운 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 '중꺾마'는 '중국의 말(Chinese horse)' 입니다. 이는 챗GPT가 '중꺾마'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꺼낸 첫 대답이다.

'중꺾마'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로,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데프트'(김혁규)의 인터뷰 기사 제목에서 유래한 말이다.

2021년까지 학습한 데이터에 의존하는 챗GPT에게 '중꺾마'라는 신조어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챗GPT에게 "no 중꺾마 is not "Chinese horse"라고 잘못된 답변임을 알려주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

하지만 이어서 챗GPT에게 '중꺾마'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의미를 알려주고, 이 신조어를 포함한 세 문장을 작성해달라고 하면 꽤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다.

다음은 챗GPT가 작성한 문장이다. ①'중꺾마'를 가지고 어려운 상황에도 힘입어 나갈 수 있습니다. ②'중꺾마'는 성공하는 비결 중 하나입니다. ③그는 '중꺾마'가 있어서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어라 문장이 완벽하진 않지만 챗GPT가 '중꺾마'의 의미를 이해했음을 보여준다. 챗GPT는 한국어 질문을 영어로 번역한 다음 다시 한국어로 대답한다. 아직 한국어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

그럼에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사람들이 챗GPT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들고 있다. 챗GPT가 등장한 지 2개월 만인 지난 1월 활성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챗GPT 쇼크①]'중꺾마' 알아?…'우주 강아지'도 그리는 AI



챗GPT의 등장…정보 검색부터 생활 방식이 바뀐다

대화형 챗봇 '챗GPT'의 등장은 산업을 넘어 사회 전 분야와 개인의 생활양식까지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의 확산과 201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에 버금갈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알파고가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한 수준에 그쳤다면, 챗GPT는 실제로 대중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며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상용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포털 정보 검색 서비스 이용 방식의 변화다. 기존에는 구글링으로 대표되는 '키워드' 입력 방식으로 정보를 검색했는데, 이제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챗봇에게 구체적인 질문 내용을 문장으로 입력하면 된다. AI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정보를 모아 사용자 질문 의도에 맞는 결과를 대화 형식으로 풀어 써준다. 기존처럼 웹사이트에 관련 검색 결과를 단순 배열하는 것과 차별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접목한 테스트 버전을 공개하며, 기존 검색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도구로써의 가치를 보여줬다. 일례로 사용자가 '비행기로 3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사용자의 여행 선호도를 고려한 추천 여행지와 함께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한다.

미국 스타트업 AI챗봇은 그림도 그려준다…창작물일까

AI가 그림도 그려준다. 미국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유닷컴(you.com)이 선보인 '유챗(YouChat)'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챗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언어모델 GPT-3.5 기반으로 하는 AI 검색 서비스다.

유챗에 '우주에 있는 귀여운 개(a cute dog in space)'를 그려달라고 요청하면 수초 만에 뚝딱 그림을 생성한다. AI가 데이터로 학습한 '귀여운 개'와 '우주' 대한 이미지를 조합해 생성한 것이다. 이를 AI의 창작물이라고 보기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인간 창작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챗GPT와 달리 최신 정보도 제공한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이라 답하고, 그에 대해 소개한다. 대통령 지지율 등 관련 추가 질의에 답도 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3선 의원을 지냈다'는 등 정확성은 많이 떨어진다. 이를 지적하면 '정답이 무엇인지 알려주면 지식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답한다.
AI 검색 서비스 유닷컴의 '유챗'이 생성한 그림. *재판매 및 DB 금지

AI 검색 서비스 유닷컴의 '유챗'이 생성한 그림. *재판매 및 DB 금지



인간의 존재 가치 흔들리나…"인류에 혁신적 특이점 가져올 것"


이러한 AI 기술 발전 속도에 대해 인간의 일자리 소멸, 사생활 제약,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 등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챗GPT처럼 단순·반복적인 문서 작성이나, 요약, 정보 검색 등 일정 영역에선 사람보다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다.

이는 챗GPT도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종류의 일자리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인정하는 부분이다.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최근 트위터에 "챗GPT는 무서울 정도로 훌륭하다. 우리에게 위험할 정도로 강한 인공지능이 멀지 않았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AI 산업의 성장 등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결국엔 AI가 제시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신빙성을 사람이 최종 단계에서 검수해야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대체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는 "챗GPT로 인해 우리 모두가 급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단순한 변화를 넘어 인류에 혁신적인 특이점을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AI가 만든 수필, 소설 등 저작물들이 홍수처럼 넘쳐날 것이다. 기존 저작자한테는 일자리 위협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과거에도 육체 노동자들이 산업혁명 때문에 굉장히 곤란을 겪었다. 이제는 지식인의 지위가 위협받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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