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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은 착하다? 20% 난치성 진행…급여 논의할 때"

등록 2025.12.30 07:01:00수정 2025.12.30 08: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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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진행

방사성 리간드치료…생존 2배연장

"환자접근성 제한…급여 논의필요"

[서울=뉴시스]전립선암. (이미지=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립선암. (이미지=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5.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전립선암은 이른바 '착한 암'으로 알려졌지만, 환자 5명 중 1명은 5년 이내 난치성 단계로 진행된다. 생존 기간을 2배 연장하는 혁신 신약이 나왔으나,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어 건강보험 급여 적용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전립선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현재 폐암에 이어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조만간 남성암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환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됐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지난 2022년 기준 신규 환자 수는 약 2만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7.4%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여전히 착한 암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비교적 높다는 점에서 비롯된 이러한 인식은, 진행성 단계 환자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현실과 큰 간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암 환자의 약 20%는 5년 이내 남성호르몬 차단 요법에 내성을 보이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으로 진행된다. 이 단계에 도달한 환자 대부분은 이미 선행 치료로 호르몬 치료 및 탁산 기반 항암제에 노출돼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으며, 기존 치료를 반복하더라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령 환자에서는 종양학적 합병증 위험이 높다. 전립선암은 진단 시점부터 뼈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병적 골절·척수 압박·극심한 통증 등 심각한 골격계 합병증이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의료 비용 부담까지 증가시킨다.

고령 환자들은 동반질환과 전신 기능 저하로 치료를 견디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며, 실제로 관련 연구에서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1년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대중의 인식과 달리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 난치성 암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방사성 리간드 치료(RLT)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RLT는 방사선 입자에 암세포를 겨냥하는 리간드를 결합해 정맥 투여하는 방식으로,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정확히 전달하는 혁신적 치료 기전을 가진다. 내약성이 우수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RLT는 이미 희귀암인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유효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국내외 허가를 받았다. 노바티스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가 전립선암 분야에서 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유지라는 결과를 제시해, RLT의 가능성은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실제 전립선암 RLT의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치료 이력이 있는 말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재발 또는 사망까지의 기간을 2배 이상 연장(3.4개월→8.7개월)했다. 골격 관련 증상(SSEs) 또는 사망 위험 역시 50% 감소했다.

이는 뼈 전이와 통증 진행을 늦춰 환자의 일상 기능과 자립성 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 치료 지속성이 삶의 질에 좌우되는 고령 환자에게 이러한 결과는 단순 생존 연장을 넘어서는 이점을 가진다.

다만 전립선암 RLT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비급여 상태에 머물러 있어, 급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플루빅토는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GIFT) 제도의 6호 약제로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10개월 만에 국내 도입되는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아직 급여가 되고 있지 않아 환자 접근성은 제한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질환의 시급성, 고령 환자 중심의 특성, 난치성 치료 환경에서의 성과를 고려할 때 플루빅토와 같은 RLT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급여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령의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치료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환자 목소리를 반영한 빠른 급여 진전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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