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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영화 '요술' 습작 아니다, 지레짐작 금지

등록 2010.06.09 15:28:35수정 2017.01.11 11: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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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것이 어떤 예술적 재능이라면 그 감각이 전무한 사람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영화 ‘요술’은 천재적 재능의 첼리스트 정우(김정욱)를 친구로 둔 명진(임지규)의 부러움에서 출발한다. 정우에 가려져 있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한 명진이 음악대회 오디션에 마지막으로 참가하게 되면서 갈등은 점차 불거진다.  명진은 이미 오디션에 참가하기로 돼있는 정우와 같은 곡인 ‘결혼기념일’을 선택한다. 이어 반주자 지은(서현진)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지은이 작곡한 ‘요술’의 첫 번째 악보를 놓고 세 친구는 사랑과 갈등을 이어간다.  다재다능한 구혜선(26)이 배우,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연주자에 이어 장편 영화감독이라는 또 다른 타이틀로 선보인 이 영화에는 그녀의 예술적 모든 재능이 녹아들어있다.  세 인물은 뻔한 듯한 3각관계이지만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열등감과 무력감 등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젊은 예술인들이 들려주는 첼로·피아노 연주와 아카펠라, 연주 대결에는 구 감독의 음악적 감수성도 배어있다.  구 감독은 극을 전개시키는 중요 소재인 ‘결혼기념일’이라는 노래가 담긴 LP 위에 그려진 남녀의 모습으로 그림과 음악에 무한한 애정을 표했다. 나이 먹은 명진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웠던 청춘을 돌아보게 하는 인물로도 직접 출연해 연기 사랑도 드러냈다.  세 친구의 갈등과 심리묘사가 훌륭하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세 명의 탁월한 인물 설정은 극의 장점이다. 고교생들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을 잔잔하지만 가슴 아프게 연기한다.  지은이 수북히 쌓인 눈 위를 맨발로 걷는 장면, 자유분방하면서도 고풍스러움을 동시에 풍기는 예술학교 식당에서의 첼로 연주대결 장면, ‘비밀의 문’이 세워진 바닷가 풍경의 영상 등은 외국영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민요 ‘아리랑’을 재해석한 퓨전 아리랑과 1987년 요절한 가수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의 아카펠라,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리듬과 멜로디가 영화를 타고 흐르며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나이 든 현재의 명진이 과거를 회상하고 또 다시 현재로 오는 넘나듦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정우와 명진이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라고 부르는 ‘아리랑’이 극의 복선 구실을 매우 충실히 한다. 정우와 명진, 지은 등 세 주인공이 처한 현실이 선명하게 각인된다. 아름다운 영상이라 더욱 가슴 아프다. 24일 개봉.  agacul@newsis.com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것이 어떤 예술적 재능이라면 그 감각이 전무한 사람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영화 ‘요술’은 천재적 재능의 첼리스트 정우(김정욱)를 친구로 둔 명진(임지규)의 부러움에서 출발한다. 정우에 가려져 있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한 명진이 음악대회 오디션에 마지막으로 참가하게 되면서 갈등은 점차 불거진다.

 명진은 이미 오디션에 참가하기로 돼있는 정우와 같은 곡인 ‘결혼기념일’을 선택한다. 이어 반주자 지은(서현진)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지은이 작곡한 ‘요술’의 첫 번째 악보를 놓고 세 친구는 사랑과 갈등을 이어간다.

 다재다능한 구혜선(26)이 배우,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연주자에 이어 장편 영화감독이라는 또 다른 타이틀로 선보인 이 영화에는 그녀의 예술적 모든 재능이 녹아들어있다.

 세 인물은 뻔한 듯한 3각관계이지만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열등감과 무력감 등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젊은 예술인들이 들려주는 첼로·피아노 연주와 아카펠라, 연주 대결에는 구 감독의 음악적 감수성도 배어있다.

 구 감독은 극을 전개시키는 중요 소재인 ‘결혼기념일’이라는 노래가 담긴 LP 위에 그려진 남녀의 모습으로 그림과 음악에 무한한 애정을 표했다. 나이 먹은 명진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웠던 청춘을 돌아보게 하는 인물로도 직접 출연해 연기 사랑도 드러냈다.

 세 친구의 갈등과 심리묘사가 훌륭하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세 명의 탁월한 인물 설정은 극의 장점이다. 고교생들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을 잔잔하지만 가슴 아프게 연기한다.

 지은이 수북히 쌓인 눈 위를 맨발로 걷는 장면, 자유분방하면서도 고풍스러움을 동시에 풍기는 예술학교 식당에서의 첼로 연주대결 장면, ‘비밀의 문’이 세워진 바닷가 풍경의 영상 등은 외국영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민요 ‘아리랑’을 재해석한 퓨전 아리랑과 1987년 요절한 가수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의 아카펠라,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리듬과 멜로디가 영화를 타고 흐르며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나이 든 현재의 명진이 과거를 회상하고 또 다시 현재로 오는 넘나듦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정우와 명진이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라고 부르는 ‘아리랑’이 극의 복선 구실을 매우 충실히 한다. 정우와 명진, 지은 등 세 주인공이 처한 현실이 선명하게 각인된다. 아름다운 영상이라 더욱 가슴 아프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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