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영화, 포스터 만드는게 더 어렵다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듭니다. 극장가는 야한 영화들로 후끈후끈 뜨겁기만 합니다.
영화 ‘하녀’와 ‘방자전’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달 28일 개봉한 3D 에로물 ‘나탈리’가 야릇한 영화의 봇물을 텄습니다. ‘페스티발’과 ‘두 여자’는 18일 나란히 옷을 벗습니다.
농도 짙은 정사 신으로 화제를 모은 ‘나탈리’는 흥행성적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도 야한 영화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줬지요. 의자가 흔들거리는 등 몸으로 느낄 수 있는 4D로도 상영됐습니다.
4D 상영은 안 하지만 ‘나탈리’에 비견할 수 있는 영화가 ‘두 여자’입니다. 신은경(37), 정준호(40), 심이영씨(30)의 강도 높은 베드 신과 배우들의 전라 노출 연기가 침을 삼키게 만듭니다.
신체노출과 섹스장면이 포함된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행여 심의를 반려하지나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영상물 자체에 대한 심의보다 포스터 심의 과정이 더 어렵지요. 영상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으로 미성년자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포스터는 사정이 다르잖겠습니까?
‘나탈리’는 박현진씨(28)의 음모 노출과 전라 성행위 영상 등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앉아있는 이성재씨(40)의 왼쪽 무릎 위로 박씨가 서 있고, 이씨가 박씨의 드레스 엉덩이 부분으로 손을 넣고 있는 포스터는 제재를 받았고요. 이씨의 손을 드레스 겉으로 옮기고서도 심의를 통과하지는 못했지요. 결국 이씨 앞에 드레스를 입은 박씨가 서 있고, 두 사람의 접촉이 없는 컷으로 수정됐습니다.
‘두 여자’는 더 힘들었습니다. 정씨와 신씨, 심씨가 등장하는 포스터는 15차례나 제재를 받았습니다. 한 침대 위에서 정씨가 신씨를 안고, 심씨는 정씨를 뒤에서 안고 있는 등 세 사람이 누운 채 얽힌 컷은 정상적인 관계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침대라는 배경을 알 수 없도록 버스트 컷으로만 이미지를 잡았으나 이마저도 수정해야 했지요.
포스터 속의 영화 홍보문안이 자극적이라서 거절 당하기도 했다네요. 영화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다른 여자에게서 듣는 내 남자의 은밀한 이야기’라는 문구 중 ‘은밀한’으로 심의의 눈길이 꽂힌겁니다. 최종 포스터에서는 심씨를 정씨와 신씨에게서 떨어뜨려 놓았고, 설명 문구도 수위를 낮춰야 했지요.
‘페스티발’은 그리 야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 중평입니다. 신하균씨(36)의 뒷태가 드러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장면이 없죠. 상상력을 총동원시킬 뿐입니다. 신씨가 극중 애인인 엄지원씨(33)에게 오럴섹스를 요구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성기는 아예 모자이크로 처리됐습니다. 모자이크…, 이 사실만으로도 야할 수 있는 순간이기는 하지요.
정사 신이 있건 없건 영화는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전개가 엉성해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요. 화끈한 구경거리를 탐할 것인지, 개연성 있는 내러티브를 즐길 것인지, 관객은 취향대로 고르면 되겠습니다.
문화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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