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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행정고시+수의사국가고시' 2관왕 건국대 유미옥씨

등록 2012.02.12 05:00:00수정 2016.12.28 00: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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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국민 행복하게 하는 공무원 될래요."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수습사무관으로 임용된 여대생이 졸업을 앞두고 수의사국가고시에도 합격했다.

 주인공은 건국대는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 유미옥(27·여)씨다.  

 유씨는 최근 발표된 2012년 제55회 수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2008년 행정고시(5급공개경쟁채용시험)에 이어 '2관왕'이 된 것이다.

 유씨는 수의학과 본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2008년 12월 수의학 전공자로는 처음으로 행정고시에 도전해 행정직군 일반행정직에 합격해 주목을 받았다.

 수의학은 예과 2년, 본과 4년 등 총 6년의 커리큘럼과 각종 임상수의 실습 등 한 학기 24학점이 넘는 전공을 이수해야 한다. 그 만큼 유씨에게는 큰 부담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그 부담도 유씨의 행정고시 도전을 막지는 못했다. 학기 중에는 학과 공부와 고시공부를 병행할 수 없어 방학을 이용해 주로 공부했다. 1년간 휴학도 해가며 준비한 끝에 관문을 통과했다.

 이후 유씨는 정부로부터 대학 학업을 계속해야 하는 재학생에게 주어지는 유예기간을 받아 2년간 수의학 공부를 이어갔다.

 지난해 4월부터는 행정안전부 소속 수습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공무원 연수를 거쳤다. 11월부터는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정신건강정책과에서 근무하면서 학업을 계속해 지난 1월말 실시된 제55회 수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했다.

 특히 올해 수의사국가고시는 기존 10개 교과목에서 총 20개 교과목으로 확대돼 전공분야별 기초수의학, 예방수의학, 임상수의학, 축산법규·축산학 4개 분야로 재편돼 시행됐다. 통합형 문제도 병행 출제됐다.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유씨에게는 시험제도 변화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당당히 합격했다.

 유씨는 합격의 공을 자신보다는 교수님과 아버지에게 돌렸다.

 "교수님들의 심화학습 프로그램과 기초수의학과 예방 임상 분야의 다양한 현장 실무교육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께서 사회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공직에 대한 꿈을 심어줘서 어릴 때부터 공직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유씨는 수의사의 꿈을 키우던 2006년 한달반 일정으로 '우프'(외국 농장에서 일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를 통해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행정고시 도전의 꿈을 구체화 했다.

 "호주에 있는 유기농 목장에서 일종의 농활 비슷한 일을 해봤습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이 무척 부러웠어요. 관광객도 만족해하고 시민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공무원으로 환경 보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행정고시와 수의사고시에 모두 합격해 공공 보건과 행정 전문가의 꿈에 한발 다가선 유씨는  "꼭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씨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2년 간 수의학을 공부하며 다른 대학생들처럼 방학 때마다 아프리카 오지 배낭여행을 다녔다. 평소 좋아했지만 그동안 고시준비로 못했던 탐험과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아프리카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등을 방문했다. "이 경험들이 국가와 국민이 잘 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깊이 깨달았다"고 유씨는 말했다.

 유씨는 "국가 행정도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행정고시에 도전했다"며 "평소 보건 환경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전공인 수의학 분야 수의사자격도 꼭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22일 대학 졸업을 앞둔 유씨는 현재 행정안전부 소속 새내기 5급 수습 사무관으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에 파견돼 생명존중 국민운동본부 설립추진 테스크포스(TF)일을 하고 있다.

 유씨는 아직은 수습 자격이지만 자신의 전공인 수의학을 통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국민들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봉사하는데 말이다.

 "수의학을 전공한 만큼 희소성을 갖춘 공무원으로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국민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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