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평화회담의 성패 핵심 요소는 '아사드 정권'

지난 23일에 이어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비공식 회의에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터키뿐만 아니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동맹국인 러시아와 이란이 참석한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집트, 레바논의 외무장관과 유럽연합(EU)도 회의에 참석할 뜻을 밝혀왔으며 다른 중동 국가들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BBC는 보도했다.
심지어 견원지간인 이란과 사우디가 강대국 파트너인 러시아, 미국과 함께 한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은 곧 국제사회에서 시리아 평화 구현책의 시급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시리아 정부와 반군은 회담에 초청받지 않았다.
AP 통신은 "시리아 평화회담의 성패는 협상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남자의 운명과 관련되어 있다"며 아사드 대통령이 협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아사드 대통령이나 그의 대리인도 없는 빈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다른 20여개국의 고위 외교관들이 29일(현지시간)부터 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사드 대통령의 미래가 회담의 핵심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시리아 문제를 두고 미국, 러시아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하여 모임을 갖는 건 전례없는 것으로, 평화회담에 참여하는 각국 정부들은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휴전과 오랜 정치적 변화 과정에 동의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계획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1년 아사드 대통령에게 권좌에서 물러날 것을 압박했지만,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와 야당 모두의 상호 합의에 의해 새로운 정부를 설립할 것을 주장하며 시리아 지도자에게 압력을 넣기 위한 유엔의 시도를 반대했다. 자칫 서방의 힘에 밀려 교체될 수 있는 기로에 놓인 아사드 대통령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준 것과 같다.
미국과 미국의 아랍, 유럽지역 동맹국들은 아사드 대통령이 사임에 동의한다면 과도기의 몇 달 동안에는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드러운 요구마저 러시아와 이란에는 너무 벅차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사우디와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에 맞서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싸우고 있다. 시리아 반군도 아사드 정권의 수명을 보장해 주겠다는 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
시리아 내전이 4년 반 동안 이어져오면서 25만 명 이상 사망하고 국가 전체 인구의 절반인 1100만 명 이상이 시리아를 떠났다. 또 시리아 내전은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장을 불러오고 유럽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사태를 촉발시켰다.
29일 빈에 도착한 케리 장관은 "미국은 시리아의 '지옥' 같은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케리 장관은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스타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이어 러시아, 사우디, 터키 외무장관과도 나중에 만났다.

그러나 이란이 회담에 새로 참석하는 것과 관련, AP통신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핵심 지지세력의 지원없이는 평화는 어렵다고 본 미국과 사우디의 인식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그의 회담 참석이 어떤 조건이든 수락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어떤 계획이든 내전과 테러활동을 끝내고 단일 정부를 구성하고 시리아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영구적인 해결책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임기는 2021년 말까지로, 최근 아사드 대통령을 만난 러시아 의원들은 아사드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는 있어도 하지만 선거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치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아사드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참고 기다리고 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이번 주에 낸 성명에서 "아사드 대통령은 점점 확산되고 있는 테러를 근절할 때까지 정치적 이니셔티브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사우디와 다른 서방국들은 아사드 대통령을 장애물로 보고 있는 반면, 러시아와 이란은 그를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선명한 시각 차를 전하면서, "이번 빈 회의의 시험은 타협을 향한 움직임이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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