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①]IT업계,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알파고가 바둑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뒤 전략 온라인 게임에서 위상을 강화한다. 구글은 전략 온라인 게임을 통해 IBM을 누르고 인공지능 기업 1위에 올라설 계획이다.
IBM은 인공지능 '딥블루'와 '왓슨'을 각각 체스(1997년)와 퀴즈 대회(2011년)에 선보이며 자사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뽐냈다.
IBM은 인공지능을 신용카드 도용 방지, MRI 차트 판독과 논문 분석 등에 적용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많고 복잡한 '바둑'에 최적화된 인공지능을 선보이며 IBM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업체는 결국 인공지능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한치의 양보가 없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알파고는 체스 인공지능 '딥블루'와 달리 사전에 프로그래밍이 되지 않은,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하는 인공지능"이라며 "알파고를 의료 보건 분야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술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선 구글 딥마인드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세계적인 인기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1'을 겨냥해 인간 대 인공지능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결 또한 기술 과시를 위한 이벤트다.
스타크래프트는 우주 전쟁을 소재로 세 종족(테란·프로토스·저그) 중 한 종족을 택해 주도권을 벌이는 게임이다. 환경과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짜야 할 뿐 아니라 작전에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해 적의 정세나 지형을 살피는 '정찰(偵察)' 능력을 필요로 한다.
온라인 게임은 바둑보다 '시각적 요소'와 '동시다발적 대응'이 중요하다. 구글 딥마인드가 자사 인공지능 기술의 강점을 과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구글의 제프 딘 시니어 펠로(senior fellow)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스타크래프트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스타크래프트는 전체 판을 다 볼 수 없고 이용자 시각 밖에서 이뤄지는 상황을 한꺼번에 이해하면서 플레이해야 하므로 바둑과는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해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한국 지사 차원에서는 구글의 문의가 없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본사에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T1프로게임단의 성상훈 전 수석코치는 "스타크래프트의 3가지 종족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플레이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공지능 대결에서 이에 대한 고민은 필수"라며 "게임 분야는 인공지능의 끊임없는 도전 과제였다, 체스와 바둑 같은 보드게임뿐 아니라 벽돌게임·역할수행게임(RPG)에 이어 이제는 실시간전략게임(RTS)까지 인공지능의 도전을 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 코치는 "전략게임은 시각적 요소가 상당히 중요하므로 구글로서도 인공지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분야였을 것"이라며 "구글이 스마트폰 시대에서 안드로이드로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했다면 이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또 다른 OS 강자가 되려 한다"고 평했다.
e스포츠채널 스포TV의 고인규 게임해설자는 "스타크래프트의 유닛 사용, 정찰, 콘트롤 수치 면에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앞설 수밖에 없다"며 "만약에 인공지능과 프로게이머 대결이 펼쳐진다면 수준을 조정하는 장치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결에 논란이 많긴 했지만, 인공지능의 스타크래프트 대결 제의에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꺼리지 않을 것"이라며 "재미있는 이벤트이기도 하고,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과 온라인 게임에서 인공지능의 실력을 보여준 뒤 스마트 의료와 로봇, 기후 변화 대응 분야 등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완성이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구글이 겨냥하는 것은 기계학습 소프트웨어 엔진의 상용화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인공지능이 엔진급 소프트웨어로 제작된다면 그때는 그 엔진이 제2의 OS로 확고한 위치를 갖게 된다, 그런 날이 오면 아마도 IT 분야는 구글과 IBM이 호령하는 세상으로 지형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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