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 한권도 안 읽는다"… WP, 또 대통령자질 의문제기

【팜비치(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13일(현지시간) 오는 1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6일 0시) 자신의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15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유세하고 있는 트럼프. 2016.7.14
워싱턴 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책상에는 잡지들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마저도 커버에 자신의 얼굴이 실려 있는 잡지들 뿐”이라면서 지도자로서의 큰 결격 사유라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의 사무실에는 책꽂이도 없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조차 없다면서 그의 독서량 빈곤을 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늘 할 일이 너무 많다. 지금은 더 바쁘다. 대통령 전기는 언젠가 읽고 싶긴 하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저마다의 독특한 방식이 있다. 어떤 대통령은 깊이 있는 독서를 한다. 또 누군가는 축약된 짧은 메모를 선호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르게 독서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아주 작은 지식만으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독서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일반의 상식과 자신의 비즈니스 역량까지 합친다면 굳이 독서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전문가들은 나무만 볼 뿐 숲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신뢰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본능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타고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연구를 많이 한 사람들보다 더 정확하다고 말을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긴 자료를 일일이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나는 사안의 핵심을 쏙쏙 뽑아 흡수하는 능력을 지녔다. 아주 뛰어난 '효율적 인간'(efficient guy)이다. 짧은 글을 더 선호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2011년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여 권의 책 이름을 열거하며 "수십 년 동안 중국에 대한 수백 권의 책을 읽었다"며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웨스트필드=AP/뉴시스】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에서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선거 유세를 함께 하고 있다. 펜스 주지사는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2016.7.13.
또 다른 부류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대통령처럼 함축적인 내용을 담은 메모와 구두 보고를 통해 결정을 하는 스타일이다. 굳이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트럼트의 독서 빈곤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게 WP의 지적이다. 아메리칸 대학의 앨런 리히트먼 교수는 “우리 역사에는 워런 하딩과 린든 존슨 대통령처럼 학식이 부족한 대통령도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상적인 분포를 벗어난 비정상적인 극단적 경우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독서를 많이 한다고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이나 토마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즈벨트 등 위대한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철학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깊은 독서를 통해 식견을 쌓은 인물들로 알려져 있디.
리히트먼 교수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위대한 지성을 지닌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역사를 알고 있었다. 한 대통령의 성공은 그와 함께 백악관으로 들어오는 가치와 성격으로부터 나온다. 케네디 대통령은 이를 ‘실용적인 비전(‘practical vision)’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다른 의사 결정 모델도 이를 대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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