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터키, 쿠르드 격퇴전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확대

등록 2016.08.30 12:02:03수정 2016.12.28 17:34:3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시리아 북부 내전 현황. 자료:미국 싱크탱크 연구소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시리아 내 '이슬람 국가'(IS) 세력을 몰아내고 쿠르드족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직접 군을 투입한 터키가 29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로 작전을 확대했다.

 시리아 알레포 주 자라불루스에서 '유프라테스 보호 작전'을 개시한 지 닷새 만이다.

 아나돌루통신은 이날 오후 6시50분께 터키 공군 전투기 4대가 이라크 북부 아바신-바스얀 지역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겨냥한 공습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1980년대부터 자국 내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무력 분쟁을 일으킨 PKK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오는 30일 승전기념일을 하루 앞둔 연설에서 "터키는 우리 영토와 인근 국가에 자리 잡은 테러 조직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국제 연합군과 협력해 8월 24일 시작한 자라불루스 작전은 이 같은 결단과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의 작전은 다에시(Daesh·IS를 비하하는 아랍어식 약자)와 PKK, PKK의 시리아 연계 조직 쿠르드 민주동맹당(PYD)이 제거될 때까지 계속 된다"고 강조했다.

 메블류트 챠부쇼을루 외무장관은 시리아 내 쿠르드족 세력에게 유프라테스 강 동쪽으로 퇴각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차부쇼을루 장관은 29일 수도 앙카라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인민수비대(YPG·PYD의 군사 조직)가 유프라테스 강 동쪽으로 물러날 때까지 공격 타깃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약속한 대로 최대한 빨리 움직여라"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만비즈 등에 있는 아랍계 주민들이 터키 군사 작전을 돕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곳에 살았던 주민들이 되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그러나 YPG에는 이런 목표가 없다. YPG는 쿠르드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인종 청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IS 격퇴를 천명하며 시리아 내 군사 작전을 시작한 터키가 점점 쿠르드족 내몰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자 미국은 IS 격퇴전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터키와 쿠르드족 어느 한 쪽 편만 들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반면 YPG는 미군이 IS 격퇴전에 활용하는 온건 반군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 세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쿠르드족이 유프라테스 강 동쪽으로 퇴각해야 한다는 터키 정부의 요구를 지지하면서도, SDF와 소원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쿠르드족 민병대는 미국이 터키의 주장을 지지한 데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터키 군과 쿠르드간 충돌이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최근 며칠간 일어난 충돌은 다에시를 격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도 "우리는 ISIL(IS의 또 다른 이름) 격퇴전에 참여하고 있는 SDF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SDF는 믿을 수 있고 능력 있는 병력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SDF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들은 '혐오스러운 조직'(IS)를 시리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열심히 싸웠고 희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터키는 쿠르드족을 대상으로 한 군사 작전 도중 민간인 피해도 일으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터키 군이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를 겨냥해 떨어뜨린 폭격으로 자라불루스 민간인 40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