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여사, 美대선 정국 스타탄생… '트럼프 저격수' 자리매김

【맨체스터=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위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10.14.
미셸 여사는 논리적인 설득력과 감성적인 호소력을 겸비한 연설을 앞세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돕는 최고의 지원군이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잡는 최고의 저격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클린턴 진영이 핵심지역을 공략하는 데 오바마 대통령 보다는 미셸 여사를 내세울 정도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셸 여사가 스타군단으로 이루어진 클린턴 선거 진영에서 가장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셸 여사는 남편인 오바마 대통령 못지 않은 강력한 언어구사력과 클린턴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따스함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셸 여사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7월 25일이었다.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장은 클린턴의 경선 상대였던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의 시위로 험악한 분위기였다. 전당대회 개막 이틀 전 세계적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편파적 경선 관리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이었다. 전당대회장 안에서는 클린턴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거센 야유가 터져나왔다.
이렇게 험악하던 분위기를 잠재운 건 미셸 여사였다. 미셸 여사는 클린턴이 8년 전 자신의 남편과 사활을 건 대결에서 패했을 때 화를 내거나 환멸에 빠지지 않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이 자신의 개인적인 열망이나 실망보다 얼마나 더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준 사람이라면서 클린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한 “매일 아침 나는 노예들이 지은 집에서 일어나 내 딸들, 아름답고 지적인 젊은 흑인 여성 두 명이 백악관 잔디밭에서 개들과 노는 걸 본다”는 감성적인 연설로 미국인들의 정서를 흔들었다.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최고의 연사는 미셸 여사였으며, 최고의 명연설이자 완벽한 홈런이었다고 극찬했다. 미셸 여사의 연설 이후 거친 파도와 같던 샌더스 지지자들의 흥분도 잔잔한 호수처럼 가라앉았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2016.07.26
17일 자 뉴욕타임스에는 '퍼스트레이디에게, 사랑을 담아'라는 제목의 편지가 실렸다.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와 미국 페미니스트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배우 겸 작가·연출가로 활동하는 라시다 존스, 퓰리처상을 받은 전기 작가 존 미챔 등 4명은 공동명의로 된 이 편지를 통해 “미셸 여사의 지난 8년은 미국 역사의 방향을 조용하고, 대담하게 바꾸는 데 기여했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지난해 '타임'지 선정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 선정된 작가 아디치에는 같은 흑인 여성으로서 "미셸 여사가 있어 보호받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스타이넘은 "미셸 여사가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역사를 바꾸고 있다. 우아한 퍼스트레이디 역할 뿐 아니라 역대 영부인이 하지 않은 공공 영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을 비판하는 데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미셸 여사는 현대 미국 여성을 구현한 인물이다. 그는 어머니이자 변호사, 강력한 웅변가다. 여자가 꼭 하나만을 선택하는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영부인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미챔은 "오바마 대통령의 8년 성공에 미셸 여사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최초의 흑인 영부인으로서 수많은 반대세력의 비난을 견디고 결국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동으로 지난 10∼13일 등록 유권자 1000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미셸 여사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전체의 59%에 달했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2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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