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궁지몰릴수록 "개헌"…"자위대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도쿄=AP/뉴시스】'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곤욕을 치르며 집권 이래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9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재무성 문서 조작 의혹과 관련한 공문서 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집중심의를 받았다. 그는 일체의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은 위원회 중 눈을 비비고 있는 아베 총리. 2018.03.1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25일 열린 자민당 당대회(전당대회)에서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에 대해 재차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재점화된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스캔들에 또 다시 궁지에 몰렸지만, 오히려 개헌 강행 의지는 확고해지는 모양새다.
25일 NHK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그는 이날 오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당대회 연설에서 헌법 9조 개정안에 대해 언급하며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라고 호소했다.
자민당 개헌추진본부는 이날 최근 마련한 ▲헌법9조의 기존 조항을 유지한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안을 비롯해 ▲긴급사태 조항 ▲교육 ▲참의원 선거구와 관련한 4개 항목의 당 차원 개헌안을 공식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드디어 결당 이래 과제인 개헌에 착수할 때가 왔다"면서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해,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자민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평화헌법인 헌법9조 1항에서 무력행사(전쟁) 포기를, 그리고 2항에서 전력(戰力) 불보유를 규정하고 있어, 그간 사실상 일본의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에 존재 자체가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아베 정권은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변모시키는 것을 목표로 헌법 9조 개정을 추진, 우선은 국민적 반감을 고려해 헌법 9조 조항을 건드리지 않고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헌법9조에 자위대 보유를 명기하는 안에 대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개헌 논의는 진통이 예상된다. 또 최근 재점화된 사학스캔들로 아베 총리의 당 내 구심력이 약화돼 개헌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아베 총리의 개헌 강행 의지는 궁지에 몰릴수록 확고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북풍(北風)몰이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소재 고갈로 오히려 개헌을 이슈화해 국민의 관심사를 돌리려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날 당대회에서도 아베 총리는 개헌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연설 모두에서 사학스캔들에 대해 사과했다. 재무성은 모리토모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한 결재문서를 조작했는데,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행정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죄했다.
그는 이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철저히 전모를 규명할 것"이라며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을 근본부터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아베 총리가 관련 문제에 대해 사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스캔들을 '행정 조직상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편 아베 총리 부부는 모리토모학원이 오사카의 국유지를 감정가의 10분의 1수준인 헐값에 매입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이 사태는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에 국유지를 매각할 때 작성한 결재문서를 조작해 국회에 제출한 것이 드러난 상태로, "누가 왜 문서 조작을 지시했느냐", 즉 아베 총리가 그 배후에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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