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MB 거부'로 차질…가족·측근 압박 카드 쓰나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강훈 변호사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열림'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중인 이 전 대통령이 오전 접견에서 검찰의 방문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2018.03.26. [email protected]
이른 기소 후 추가 수사 등 가능성도
검찰 "방어권 보장 차원 설득 계속중"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옥중 조사'를 거부하면서 검찰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두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범죄 혐의에 연루된 친·인척 등 일가 조사, 이른 기소 후 추가 조사 등을 검찰의 선택지로 거론하고 있다.
26일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를 불과 2시간 앞두고 이 전 대통령 측은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조사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최대한 조사 참여를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혐의 관련 구치소 조사를 거절한 바가 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추가 기소를 앞둔 상황이었고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된 혐의와 관련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잘 설득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구치소 조사에 응할 가능성은 적다. 이 전 대통령이 정치 보복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향후 진행될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취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주변인 조사에 힘쓰면서 구속 기간을 채울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입을 통해 범죄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측근 등 조사를 통해 범죄 사실의 '여백'을 완성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윤옥 여사와 이시형씨 등 친·인척 수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조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을 압박할 카드로 거론된 바 있다.
김 여사의 경우 불법 자금 수수 및 다스 법인 카드 수억원 사용 의혹이 불거진 상태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시형씨나 이상은·상득 형제, 사위 이상득 변호사까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법 처리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이 전 대통령 조사 시도가 무의미하다고 판단, 기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내달로 예정된 남북 정상 회담과 선거 국면을 이유로 이 전 대통령 기소가 구속 시한 이전 이뤄질 거라는 이야기는 앞서도 나온 바 있다.
이 경우 검찰은 구속 영장 범죄 사실로 이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 뒤 시간을 두고 촘촘하게 추가 혐의 등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영장 포함 범죄 사실의 경우 이미 상당한 물증이 확보된 만큼, 조사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물증을 법정에서 제시하면서 혐의를 입증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아직까지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이 전 대통령 측이 조사를 거부하는 이유를 충분하게 들은 뒤 재차 설득 작업을 진행해 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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