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찰도 검찰도, 두 달간 한진 총수 일가에 '전패'

등록 2018.07.06 11:11:3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法 "피의 사실 다툼의 여지" 조양호 영장 기각

한진 총수 일가, 올들어 4차례 영장 신청·청구

검·경·이민특수조사대까지 나섰지만 전부 기각

3차례 소환 조현아 전 부사장 사법처리 남아

【서울=뉴시스】사진부 = 법원이 6일 오전 검찰이 청구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이로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 조양호 일가에 4차례 청구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6일 서울 구로 남부구치소를 나서는 조양호 회장과, 지난 6월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 중앙지법을 나서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지난 5월 2일 서울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018.07.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부 = (왼쪽부터) 6일 서울 구로 남부구치소를 나서는 조양호 회장과, 지난 6월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 중앙지법을 나서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지난 5월 2일 서울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018.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6일 기각되면서 수사 선상에 오른 한진 총수 일가 모두가 구속을 피했다. 조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으로 촉발된 두 달여의 수사 장정이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피의 사실들에 관해서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지난 1999년 세금 629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된 이후 19년 만에 다시 구속 위기에 놓였던 조 회장은 구치소에서 대기하다 집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외에 재벌 총수 혐의로는 극히 이례적인 '약사법 위반'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조 회장과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및 딸 조 전 전무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청구된 횟수는 올해 들어 4차례다. 검찰과 경찰뿐 아니라 이 전 이사장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정황을 포착한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도 합세했으나 구속 수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진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는 지난 5월1일 조 전 전무가 서울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에 관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조씨는 3월16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A광고대행사와의 회의에서 유리컵을 던지고 A사 직원들을 향해 종이컵의 음료수를 뿌린 혐의를 받는다. 회의실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탓에 경찰은 회의 참석자들의 진술로 상황을 재구성하며 수사를 진행해왔다. 2018.05.0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5월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에 관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8.05.01. [email protected]

조 전 전무 사건이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퍼진 직후 문재인 대통령까지 '갑질 적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경찰 수사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4월18일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기 전 "갑질 문화는 채용 비리와 함께 국민 삶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불공정 적폐다. 국민의 눈높이와 제도, 관행 간 괴리가 아주 큰 분야"라고 밝혔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A광고대행사와의 회의에서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수를 A사 직원에게 뿌리고 2시간으로 예정됐던 회의를 폭행·폭언으로 약 15분 만에 끝나게 한 혐의(폭행·업무방해)를 받았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선에서 기각됐다.

 음료수를 맞은 피해자 2명 중 1명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직후 다른 1명도 추가로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해 폭행 부분이 '공소권 없음' 처리됐다. 업무방해 혐의도 조씨가 광고주로서 회의를 중단시켰다고 볼 수 있어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검찰은 봤다.

 조 회장의 아내인 이 전 이사장은 2차례나 구속 위기를 피했다.

 이 전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고성으로 극단적인 욕설을 퍼붓는 동영상이 공개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비원에 전지가위를 던지고 호텔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며 공사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하는 등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총 24건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직원과 수행기사에 대한 폭언·폭행 혐의로 이틀만에 재소환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8.05.3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직원과 수행기사에 대한 폭언·폭행 혐의로 이틀만에 재소환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 5월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8.05.30. [email protected]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월31일 이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상해 등 7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같은 날 검찰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박범석 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을 기각했다.

 이어 지난달 20일 허경호 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필리핀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전 이사장에 대해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여론의 공분을 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4일부터 세관당국에서만 총 3차례 소환조사를 받아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법원 판단으로 봐서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더라고 역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