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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방문한 北최선희.…2차 북미정상회담 기반다지기 행보

등록 2018.10.08 18: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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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최선희, 美폼페이오 방중에 앞서 중·러와 회담

전문가 "北 입장 설명, 지지 구하는 차원의 행보"

"평화체제 구축에 中 소외시키지 않는단 의미도"

【서울=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누군가와 악수하고 있다. 최 외무차관은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다. <사진출처:교도통신 동영상 캡처> 2018.10.04

【서울=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누군가와 악수하고 있다. 최 외무차관은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다. <사진출처:교도통신 동영상 캡처> 2018.10.04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북한의 대미 비핵화협상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부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2차 북미정상회담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모양새다.

 최 부상은 지난 4~5일 중국에서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비롯한 중국 인사를 만났다. 이어 지난 6일 러시아를 방문한 최 부상은 8일 외무차관과 회담을 하고, 오는 9일에는 중·러 외무차관과 3자회담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상의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다. 북한을 방문한 미국 측 비핵화협상단을 만나지 않은 점이 가장 크게 부각된다.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앞으로 최 부상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할 미측 파트너다. 대북특별대표 직은 6·12 북미정상회담 때 공석이었다가 지난 8월말 채워졌다. 최 부상은 당시에도 미측 실무협상 대표와 대좌했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의 만남은 평양정상회담 때부터 주목받았다. 미 국무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공동선언 발표 직후, 비건 대표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 일행의 평양 방문기간에 최 부상은 중국으로 향하면서 양측 실무협상 대표의 상견례식 인사조차 불발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실무협상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최 부상의 중러 연쇄 행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주변 동맹국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일정한 방향으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중 일정을 고려하면, 최 부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논의 과정 등을 그보다 먼저 알리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부상은 1차 북미정상회담 때부터 실무협상을 맡은 핵심 인사인 만큼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를 확보하기에 제격인 인사다.

 최 부상이 전했을 북미 간 논의에서는 종전선언을 필두로 한 미국의 상응조치와 핵시설 폐기 등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가 핵심으로 꼽힌다. 무엇보다도 상응조치 1순위로 거론되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에 상황을 공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953년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은 당장 종전선언에서는 빠지더라도 평화협정 구도에서는 참여한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통적 우방관계인 러시아와도 사전에 공감대 형성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 핵심 실무진인 최 부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중 직전에 중국, 러시아와 회담을 하는 이유는 이번 방북에서 나올 큰 틀의 결과를 알리는 차원"이라며 "북미 논의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사전 설명이 필요하거나 양국에 협조를 구할 사항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AP/뉴시스】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최근 중국의 대내외 정책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을 가했다"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잘못된 언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8.10.08

【베이징=AP/뉴시스】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최근 중국의 대내외 정책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을 가했다"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잘못된 언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8.10.08

이어 "북한은 종전선언이 남북미 3자 구도로 이뤄지는 데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도, 이후 평화체제 전반에서 중국이 역할을 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미국이 아닌 북한 입장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제재 관련 북미 논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사전에 인지하고 협조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평화체제 구축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할 텐데 중국을 계속 소외시키는 분위기에서는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최 부상이 북한의 입장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한편, 중국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국 달래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도 돈독한 관계에 있어 사전에 입장을 설명해야 했을 것"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기술의 원천인 러시아에는 핵 탄두와 시설을 해체하더라도 미국에 보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결과 북미는 조속한 시일 내에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 부상과 비건 대표를 내세운 양측의 실무협상팀도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을 위한 치열한 담판을 곧 전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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