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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유 "감정 못느끼는 소년…웃음·울음 싹 빼고 활자대로 했죠"

등록 2022.04.08 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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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소설 원작 뮤지컬로…'아몬드' 초연

[서울=뉴시스]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사진=라이브 제공) 2022.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사진=라이브 제공) 2022.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원작을 본 분들이 소설과 너무 똑같은 것 아닌가 느낄 수 있는데, 그렇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아몬드'의 김태형 연출은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원작인 손원평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뮤지컬 '아몬드'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 '윤재'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재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와 할머니는 그가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감정을 학습시키지만, 불의의 사고로 떠나게 된다. 홀로 남은 윤재가 주변인들과 겪는 갈등과 화해를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의 소중함을 전한다.

김 연출은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라가려고 애썼고, 무대화 했을 때 흥미롭고 아름답게 펼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원작을 믿고 최대한 흐트러트리지 않고 가려고 노력했다"며 "원작이 있는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 선택하는 방법이 다양한데, 소설의 대사와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옮기는 건 처음이었다. 다행히 뮤지컬로 가치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의 순서, 인물의 생략과 과장 등 공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바꾼 것도 있다"며 "책을 읽었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면이 있지만, 실제로 무대 위에서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데 주인공이 표현하지 않고 참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흥미진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사진=라이브 제공) 2022.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사진=라이브 제공) 2022.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주인공 윤재 역으로 나서는 배우 문태유와 홍승안도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연기가 쉽진 않았다고 밝혔다.



문태유는 "장면들에서 자꾸 웃음이 터지고 울음이 터졌다. 제가 무대에서 웃음이나 울음을 뻔뻔하게 잘 참는 스타일의 배우가 아니라서 사실 애를 좀 먹었다"며 "감정표현 불능증을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상상력만으론 한계가 있어 접근법을 달리했다. 감정을 싹 빼고 대본에 있는 활자대로만 했다. 어느 정도 이 친구를 연기하는데 도달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찾아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승안도 "연습 과정에서 힘든 지점이 있었다"며 "윤재가 완전히 깜깜한 건 아니고 감정을 찾아가려하고 노력하는 어떤 행동들을 하고 있다. 감정을 통제한다기보다는 나에게 말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식으로 접근하니 수월하진 않았지만 점점 윤재라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음악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인 이성준 작곡가가 맡았다. 꿋꿋하게 자기 나름대로의 길을 가는 인물들의 심정과 갈등을 모던 록과 팝 펑크 등을 기반으로 표현했고,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설정의 주인공인 만큼 말하듯이 노래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사진=라이브 제공) 2022.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사진=라이브 제공) 2022.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곡가는 "좋은 책을 어떻게 뮤지컬화하냐에 대해 어떻게 들리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말하듯이 노래하고, 노래하듯이 말하도록 신경 썼다. 이 콘셉트를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책상에 붙여놓기도 했다"며 "윤재는 감정 표현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사람만의 특별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윤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음악으로 담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서휘원 작가도 "책에 좋은 말들이 워낙 많아서 가사를 쓸 때도 소설 속 대사를 많이 가져왔다. 연출님이 말한대로 소설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했다"며 "다만 소설에선 주인공 윤재를 통해 다른 캐릭터들이 대상화되고 있다고 봤는데, 뮤지컬에서는 (친구로 등장하는) '곤이'나 '도라' 캐릭터도 하나의 주인공처럼 캐릭터를 많이 살려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막을 올린 뮤지컬 '아몬드'는 오는 5월1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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