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좌석에 호칭파괴…교육부의 과감한 실험
에듀테크 도입 맡은 디지털교육기획관 조직
중앙부처 첫 '개인 노트북 기반 자율좌석제'
회의실 'DXE룸'에서 직급 대신 이름 부른다
"이주호 부총리도 '주호쌤' 호칭 당부해 와"
타 부처 확산할까…올해 통일부·산림청 선정
![[세종=뉴시스] 21일 정부세종청사 처음으로 자율좌석형 사무실을 도입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사무 공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2/21/NISI20230221_0001200453_web.jpg?rnd=20230221112614)
[세종=뉴시스] 21일 정부세종청사 처음으로 자율좌석형 사무실을 도입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사무 공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 에듀테크 전담 조직이 중앙 부처 중 처음으로 민간 기업과 유사한 노트북 기반 자율 좌석제 사무실을 운영한다.
교육 현장의 디지털 혁신을 맡은 이 조직에서는 공직 사회에서는 이례적인 '호칭 파괴' 실험도 이뤄진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정부세종청사 14-2동 3층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국) 사무실에 '온북(업무용 노트북)'을 활용한 자율 좌석형 업무공간 조성을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교육 활동에 접목하는 에듀테크의 교육현장 도입 등 교육 분야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이 사무실에는 탁상형 컴퓨터 본체가 없다. 직원 48명에게 개인 노트북인 '온북'을 지급했다. 온북은 정부 클라우드인 온나라 G드라이브와 연결돼 있다. 클라우드는 자료를 중앙 서버에 저장, 인터넷만 접속하면 어디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말한다.
지난해 조달청에서 탁상형 컴퓨터를 통한 자율좌석제가 도입된 적이 있지만, 개인 노트북 기반으로 자율 좌석제를 운영하는 것은 교육부가 처음이다.
자율 좌석제가 시행되면서 직원들은 개인 사물함을 배정 받았다. 개인 정리함을 받아 물품을 넣어 두고 사물함에 넣어 둔 채로 퇴근한 뒤, 출근할 때 입구 단말기에 공무원증을 찍어 자리를 고르는 식이다.
사무실에서 만난 한 교육부 팀장급 직원은 "노트북을 받은 뒤 종이 문서를 모두 없애고 있다"며 "페이퍼리스(종이 없음)를 장려한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21일 정부세종청사 처음으로 자율좌석형 사무공간이 도입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직원들이 사무실 앞 단말기(키오스크)에서 자신이 일할 자리를 고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2/21/NISI20230221_0001200457_web.jpg?rnd=20230221112727)
[세종=뉴시스] 21일 정부세종청사 처음으로 자율좌석형 사무공간이 도입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직원들이 사무실 앞 단말기(키오스크)에서 자신이 일할 자리를 고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원한다면 일하던 도중 자리를 비우고 사무 공간과 분리된 휴게 공간에서 일할 수도 있다. 사무공간 가운데에는 휴게 공간인 '카페318'이 설치됐고, 벽 한 쪽에 개방형 책상도 설치돼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
전날까지 승인을 받으면 재택근무나 출장 등 외부 공간에서 일하는 것도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4~17일 나흘 동안 디지털교육기획관 정원 48명 중 하루 평균 14.2명(29.6%)이 재택근무, 출장 등으로 사무 공간 밖에서 일했다.
공간도 원한다면 바꿔서 운영할 수 있다. 회의실, 국장실 중간에 공간을 분리할 수 있도록 접이형 칸막이를 설치해 집무실을 회의실로 바꿀 수 있게 했다.
교육부는 자율 좌석제를 통해 직원들이 조직 업무에 맞는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기를 기대한다.
통상 부처 사무실에서는 문에서 가장 먼 창가에 부서장이 앉고, 서열 순으로 과장과 가까운 좌석에 배치된다. 때로는 자리 배치를 두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만 자율 좌석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호칭 문화 파괴도 실험한다. 회의실 중 한 곳인 'DXE룸' 안에서는 '국장님', '과장님' 대신 직급, 기수와 상관없이 서로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DXE는 디지털 교육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Of Education)을 뜻하며 혁신적 사고를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 SK그룹 등 대기업에서 고위 임직원이 자신을 '회장님' 대신 영어 이름으로 불러 달라는 사례가 있었지만 공직 사회에서는 이례적인 시도다.
복수의 교육부 직원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최근 자신을 '부총리님'이 아닌 '주호쌤'(선생님)으로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다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문화를 너무 급하게 바꾸면 오히려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직원은 DXE룸 밖에서도 호칭 파괴를 시도하는 데 묻자 "아직은 적응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21일 정부세종청사 처음으로 자율좌석형 사무공간이 조성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의견 게시판을 직원들이 읽어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2/21/NISI20230221_0001200460_web.jpg?rnd=20230221113135)
[세종=뉴시스] 21일 정부세종청사 처음으로 자율좌석형 사무공간이 조성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의견 게시판을 직원들이 읽어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업무 방식도 바꿨다. 과제를 주도하는 관리자와 참여를 희망하는 직원이 팀을 꾸려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도출하는 '과제 탑승제' 방식을 도입했다. 자기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다양한 업무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 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교육부는 행안부의 '스마트한 업무공간 활용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지난해 12월까지 공사를 마쳤다. 직원들은 올해 1월 조직 개편 직후 입주했다.
교육부의 좌석예약 시스템 등 예산 2억5000만원을 비롯해 총 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사무공간이 단순히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업무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보고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업무공간 활용 시범사업'에 선정됐던 조달청 신기술서비스국 직원 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85.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장 크게 바뀐 점으로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로 개선됐다'를 꼽은 답변이 58.6%로 가장 많았다.
올해는 통일부와 산림청이 대상 기관으로 선정돼 계획수립, 설계, 시공을 거쳐 업무공간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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