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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차점자-막말’ 차별 적용에 공천 불공정 논란 확산

등록 2024.03.17 18:28:27수정 2024.03.17 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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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박용진에 "차점자는 승자 안돼" 했지만 순천선 차점자 승리

양문석 막말에는 "표현의 자유" 두둔…당 안팎서 형평·불공정 제기

[서울=뉴시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양문석 후보. (사진 = 뉴시스DB) 2024.03.1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양문석 후보. (사진 = 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 4·10총선 후보 공천을 놓고 '형평성', '불공정'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선에서 탈락한 어떤 차점자는 공천을 받고 어떤 차점자는 공천에서 배제됐고 어떤 막말 제조기는 공천에서 탈락하고 다른 막말 제조기는 그대로 공천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정봉주 전 의원의 막말 논란으로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서울 강북을 지역이 전략선거구로 지정됐다. 이에 경선 차점자인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공천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어차피 박 의원이 정 전 의원과 결선까지 갔다가, 그것도 현역 의원평가 하위 10% 대상 통보를 받아 발생한 30% 감산규정 때문에 탈락한 것이기 때문에 차점자인 박 의원을 공천하면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1등 후보가 문제 됐다고 해서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진 않는다"라고 했다. 강북을 지역 후보 자격이 박 의원으로 자동 승계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지역 경선 승리자인 손훈모 변호사가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권을 거머쥐었다가 당 최고위가 이를 번복, 차점자인 김문수 전 서울시의원이 공천 받게 된 사례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순천은 차점자가 공천을 승계했다"며 "원칙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경선 과정에서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 강북을은 이미 경선 후보가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두 지역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강북을은 이미 경선 후보가 정해진 상태고, 순천은 경선 과정에서 문제가 도출된 거라 후보가 교체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강북을은 박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의 2인 전략경선으로 통해 후보를 뽑기로 했다. 다만 여기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바로 박 의원이 강북을 지역 경선 때 적용받은 30% 감산 규칙을 전략경선에서도 적용받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미 결선까지 짊어지고 간 30% 감산 조치가 전략경선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세팅에서도 다시 적용되어야 한다는 건 당헌당규에 없는 무리한 유권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당하고 불공정하다.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안규백 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어느 후보도 예외없이 당헌에 못박혀 있다. 당헌은 전략공관위가 손을 보거나 수정할 수 없는 내용이고 254개 지역 후보 모두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무현 비하' 발언 논란으로 곤혹을 느끼고 있는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사례도 유사하다.

양 후보는 언론연대 사무총장이던 2008년 작성한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이란 칼럼에서 '한미FTA를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라고 표방하는 만큼 당내에서는 양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두고 문제삼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표현의 자유"라며 두둔했고, 당내 논란이 커졌다. 급기야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입장문을 내 양 후보 교체를 요구했다.

이어 양 후보의 또 다른 '노무현 비하' 칼럼이 드러나고, 이 대표도 실언으로 사과했던 '2찍'이란 표현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는 이날 경기 화성 동탄호수공원 현장 소화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언제나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잣대는 같아야 한다"며 "동일 기준에서,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서울 종로 후보가 페이스북에도 올렸고 여기 오면서 전화로도 얘기했는데, 그분이 이렇게 얘기했다. 결론은, 책임을 물어야 할 말과 인격적으로 스스로 책임져야 할 말이 다르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한나라당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 그거 한번 들어보면 가관이다. 그런 게 책임져야 할 막말"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 후보도 양 후보의 발언을 '책임을 물어야 할 말'로 보지 않는다고 피력한 것이다.

불공정 논란과 별개로 양 후보는 이번 총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 '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공천장을 수여받았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후보직 사퇴에 대해선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며 "당이 (후보직 사퇴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결정해준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답했다. 또 "손흥민의 축구가 진보하듯이 양문석의 정치도 진보하고 있다는 고민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오는 1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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