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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까지 건드린 전공의 특혜…이번에는 효과 있을까

등록 2025.01.12 07:00:00수정 2025.01.12 07: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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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 철회, 수련특례 이어 입영특례

"돌아온단 말 없는데 특혜 주는 게 맞나"

"정부 최대한 노력 하는 것 자체에 의미"

"노력했는데 안 돌아오면 그들이 책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주호(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와 의학교육계에 드리는 말씀'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1.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주호(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와 의학교육계에 드리는 말씀'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병역특례를 적용하는 등 다시 한 번 전공의 복귀를 위한 손짓을 건넸지만 기대대로 전공의가 복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12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공동 브리핑을 통해 사직한 의무사관후보생(전공의)이 복귀할 경우 수련 후 의무장교 등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무사관후보생은 수련기관에서 퇴직하면 입영하는 게 원칙이다. 이에 따라 퇴직 후 입영을 하게 되면 올해 복귀는 불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대거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수련을 마칠 때까지 입영 기간을 연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6개 단체가 이 같은 특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에서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병역특례까지 제공한 배경은 의료 정상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동 브리핑에서 "원래 생각했던 진로로 다시 복귀한다면 그걸 지원하는 게 정부의 의무이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2026학년도 정원 논의에서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고 있고, 일부 의대생들은 지난해부터 실시한 휴학을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대입 일정 사전예고제를 고려하면 2월, 아무리 늦어도 5월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복지부는 2월에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했고 각 대학들은 지난해 5월에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결정했다.

문제는 효과성이다. 정부가 이 같은 특례를 발표했던 지난 1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공의와 의료계 '처단' 내용이 담긴 포고령을 올리고 "이게 특례 아니었나"라며 "전공의들이 요구한 것은 그게(특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의대 증원 이후 정부는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자 의대 정원 약 500명 감축, 전공의 대상 행정처분 철회 등을 이어왔다. 지난 10일 발표한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지원 금지 관련 특례도 이미 지난해 실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 9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7%에 불과하고 '빅5 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8.6%,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7.5%에 그치고 있다.

이번 특례를 발표하면서도 정부는 얼마나 복귀할 지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복귀에 대해 규모가 얼마다, 이런 답변을 드리는 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의료가 정상화돼 국민 걱정도 덜어주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복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특례를 또 제공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국장은 "지난해에도 처벌(행정처분)을 안 하면 돌아올 것이라고 했는데 안 돌아왔다"며 "돌아오겠다는 얘기도 없는데 이렇게 특혜를 주는 게 맞나"라고 말했다. 다만 남 국장은 "원칙적으로는 잘못됐지만 다양한 요인을 줘서 돌아오려는 사람은 돌아오게 하는 방안을 정부로서는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제약을 풀어주고 노력을 했는데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입영 대상자의 입영이 연기됨으로서 발생할 군의관·공보의 공백을 메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석희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지역에서는 인력이 없어 일반 공무원이 교육을 받고 양약을 처방하는 실정"이라며 "의료인인 한의사를 활용하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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