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시작해 매서운 성장세…세계 최강도 넘어선 피겨 김채연[하얼빈AG]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사카모토 제치고 동계AG 금메달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에 출전한 김채연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5.02.13.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3/NISI20250213_0020698795_web.jpg?rnd=20250213181936)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에 출전한 김채연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채연(수리고) 이야기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끝난 대회 피겨 여자 싱글에서 총점 219.44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12일 벌어진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점인 71.88점을 받아 2위에 오른 김채연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으로 147.56점을 획득, 역전 우승을 일궜다.
아시아 선수들이 경쟁하는 동계아시안게임이지만, 현재 여자 싱글 최강자로 군림하는 사카모토를 꺾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사카모토는 2022~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싱글 3연패를 이뤘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과 여자 싱글 동메달을 땄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의 '왕중왕전' 격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2023~2024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사카모토가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으나 김채연은 침착함을 앞세운 안정적인 연기로 예상을 보기좋게 깼다.
한국 피겨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김채연이 2017년 삿포로 대회 여자 싱글의 최다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한국 피겨의 역대 4번째 동계아시안게임 메달이다. 김채연, 최다빈 외에 1999년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 조가 아이스댄스 동메달을,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을 딴 바 있다.
김채연의 피겨 인생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다소 늦었다. 보통 6~7살부터 본격적으로 피겨를 배우는데 김채연은 11세에 이를 시작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가팔랐다.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쑥쑥 자랐다.
김채연은 국가대표로 선발된 후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성적과 비교해 이름을 널리 알리지는 못했고, 2인자에 머물렀다.
2021년 8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이었던 2021~2022시즌 2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김채연은 2022년 12월 2022~202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수확했지만, 같은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신지아(세화여고)에 가려졌다.
2023년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최종 6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은메달을 수확한 이해인(고려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국내 대회에서도 후배 신지아에 가려졌던 김채연은 2023~2024시즌 한국 여자 싱글의 1인자로 올라섰다.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에 출전한 김채연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5.02.13.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3/NISI20250213_0020698751_web.jpg?rnd=20250213181638)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에 출전한 김채연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2023~2024시즌 막판에는 기량을 한껏 꽃피웠다.
2024년 2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4.68점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9년 김연아(금메달), 2023년 이해인(금메달)과 김예림(은메달)에 이어 김채연이 4번째였다.
자신감을 끌어올린 김채연은 같은 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3.59점을 획득해 동메달을 땄다. 김연아(2009년·2013년 금메달), 이해인(2023년 은메달)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3번째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섰다.
김채연은 2024~2025시즌 두 차례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3차 대회에서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으나 6차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25~2026시즌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에서도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1인자로 입지를 굳혔다.
신장 154㎝로 체구가 작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긴장도 잘하지만, 김채연은 혹독한 훈련과 남다른 집중력으로 약점을 메우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아직 올림픽에 나선 적이 없는 김채연은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이 첫 국제 종합대회였다.
처음 나서는 국제 종합대회인 만큼 긴장감이 대단했지만, 김채연은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클린 연기'를 펼치며 사카모토라는 대어를 낚았다.
물론 사카모토를 한 번 이겼다고 해서 김채연이 단숨에 세계 여자 싱글의 최강자로 올라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세계적인 강자를 넘어선 경험은 무엇보다 값지다.
이번 대회를 내년 동계올림픽 전초전으로 여기며 대회를 치른 김채연이 자신감을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채연은 "사카모토는 너무 잘하는 선수라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해보지 않았다. 그래도 한 번쯤은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이길 수 있어서 너무 뜻깊다"며 "올림픽에서도 이 기운을 받아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신감을 한껏 충전한 김채연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도 기분좋은 '대형사고'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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