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시장 장악해 온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 54%→37% '뚝'
작년에 팔린 중국산 전기버스 1325대…전년比 13.3% 줄어
"에너지 밀도 등에 따라 보조금 차등 지급 영향인 듯"
중국 '하이거' 판매하는 피라인모터스는 최대치 수령
![[곡성=뉴시스] 전남 곡성군 친환경 전기 저상버스 운행. (사진=곡성군청 제공). photo@newsis.comF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09/NISI20250109_0020656665_web.jpg?rnd=20250109154753)
[곡성=뉴시스] 전남 곡성군 친환경 전기 저상버스 운행. (사진=곡성군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최근 3년 간 수입산 전기버스 보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산 전기버스 보급대수는 총 1325대로, 2023년(1528대) 대비 13.3%(203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기차 보급사업에 참여한 전기버스 수입사 중에는 중국산(17곳) 외에 튀르키예산(1곳)도 있으나, 지난해 팔린 수입산 전기버스의 경우 1325대 모두 중국산으로 파악됐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을 장악해왔다. 중국산 전기버스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되는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재활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대신 가격이 싸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는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산보다 1억원 가량 저렴하다"며 "운송사업자 입장에서는 버스를 싸게 사들여 고장 안 나게 잘 쓰는 게 최선이니, 가격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7년 25대에 불과하던 중국산 전기버스 보급대수는 2022년 869대로 폭증한 뒤 2023년에는 1528대를 기록, 처음으로 국산 보급량(1292대)을 앞질렀다. 2023년 전체 전기버스 보급량(2820대)에서 중국산 전기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절반 이상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산 전기버스 보급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3년간 경기도(2300대), 서울(687대), 인천(167대)로, 전체 중국산 보급량의 84.7%를 차지한다.
하지만 작년에는 중국산 전기버스 보급량이 전년보다 200대 넘게 줄면서 중국산의 비중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전기버스 보급량 대비 중국산 비중은 36.7%로, 재작년(54.2%) 대비 17.5% 감소했다.
지난해 바뀐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침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는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배터리 밀도, 재활용 정도 등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향으로 지난해 지침을 개편했는데,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버스에 지급되는 보조금이 크게 줄었다.
환경부가 지난해 중국산 전기버스에 지급한 국비보조금은 총 381억6100만원으로, 재작년(670억5000만원) 대비 43.1%(288억8900만원) 감소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보조금 지침 개편안이 중국산 전기버스에 불리하게 작동한 점과 개편안 확정이 늦어지면서 중국산 전기버스 출고가 지연된 점이 (중국산 전기버스 보급 감소에) 주요하게 작용했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국내 전기버스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피라인모터스'의 경우 정부의 개편안에도 국비보조금 최대치(대형·7000만원)를 전액 수령했다. 피라인모터스는 중국의 최대 버스 제조사인 '하이거'의 전기버스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업체로, 지난 3년간 국내에 판 전기버스만 1054대에 달한다.
피라인모터스와 함께 최근 3년간 전기버스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수입사 중에는 GS글로벌과 이비온이 있다. GS글로벌은 중국의 비야디(BYD), 이비온은 중국 조이롱자동차의 전기버스를 수입해 하는 업체로, 지난해 두 업체 모두 정부로부터 지급받는 보조금이 줄었다.
하지만 올해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환경부가 수소버스와 어린이 통학용 버스를 일정량 이상 판매하는 업체에 보조금을 더 주도록 올해 지침을 바꾸면서 국내 업체에 더 유리해졌지만, 수입사들이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판매를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흘러나온다.
박홍배 의원은 "중국산 전기버스 보급량이 작년에는 많이 감소했으나 수입사들의 저가 공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보조금 지침을 통해 더 친환경적인 차가 시장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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