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사태' 첫 재판…일부 혐의 인정·일부 부인(종합)
오전 10시부터 서부지법 사태 가담자 14명 재판
14명 중 6명 "공무집행방해 구성 요건 해당 안돼"
5명 "깊이 뉘우치고 있다" 혐의 인정하며 반성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첫 재판이 열린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호송차가 들어가고 있다. 2025.03.1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0/NISI20250310_0020726023_web.jpg?rnd=2025031010513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첫 재판이 열린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호송차가 들어가고 있다. 2025.03.10. [email protected]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담자 14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진행된 재판에서 피고인 14명 중 6명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혐의를 부인한 김모씨 측 변호인은 "스크럼 짠 행위는 인정하지만 그것으로 방해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또다른 피고인 이모씨 측 변호인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며 "스크럼을 짜고 있다가 갑자기 경찰에 의해서 넘어진 상태에서 체포됐다. 공무집행 방해 구성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외 피고인들도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두드렸던 것" "다중위력은 아니다" 등의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14명 중 5명은 혐의를 인정했다.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기도 했다.
피고인 서모씨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만 적극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할 의사는 없었다"며 "상황에 휘말리기 싫어 차량 뒤쪽으로 갔다가 우발적으로 스크럼 합류해 결과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우모씨도 "폭행, 상해를 가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상해에 대한 고의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명은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집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남모씨는 "집시법 위반은 인정하지만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부인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경찰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외 2명은 수사기록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후 보석을 청구한 피고인 4명에 대한 심문도 진행됐다. 피고인들은 돌아가야 할 직장 또는 학교가 있고, 구속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피고인 이모씨는 "정치적 신념에 따라 집회에 참가하긴 했지만 폭력은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30년 이상의 치과의인데 구속으로 치과 경영에 문제가 생겼다"며 "스크럼 짜는 데 가담한 것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첫 재판이 열린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인근에서 열린 서부지법 애국청년들 불법구속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3.1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0/NISI20250310_0020726071_web.jpg?rnd=20250310110154)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첫 재판이 열린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인근에서 열린 서부지법 애국청년들 불법구속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3.10. [email protected]
변호인들도 불구속 재판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재판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이하상 변호사는 "증거인멸, 도망 염려가 없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여유를 갖고 공판기일을 진행해야 한다. 피고인 변론권, 변호인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오늘 1월19일 전날 1월18일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19일(서부지법 사태 당일)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큰 사건이 있었던 것처럼 검사들이 과장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청년들이 국가기관 불법행위에 저항했다. 국민저항권은 헌법 전문에 의해 보장된다"며 "그런 관점에서 자유청년들의 행위는 불법행위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반드시 무죄 판결 선고될 거라 확신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피고인들은 초록색 수의를 입고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재판부는 "피고인 63명 중 62명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다. 심리에 집중해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 시작 직후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이 수갑을 차고 들어온 부분에 대해 항의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오늘 현장에서 피고인들이 나올 때 수갑을 차고 들어왔는데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대표 변호사 1명만 배석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변호권을 제한받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재판부가 신속한 재판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신속한 재판보다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충분한 변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이 열리는 서부지법 인근에서 청년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단체 '법과나' 주최로 열린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50여명이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태극기, 성조기를 들고 "청년들을 석방하라"고 외쳤다.
주최 측 참가자는 "그 친구들이 폭도라면 1980년대 화염병을 든 이들은 폭도가 아니냐"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도 무대에 올라 "불법에 저항하는 것은 불법이 되지 않는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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