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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압박에 파나마 대응 엇박자…“회계 부정” vs “中 영향 없어”

등록 2025.04.15 11:46:16수정 2025.04.15 12: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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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양측 운영 홍콩 CK 허치슨 두고 상반된 평가

만 외무차관 “운하 운영 중국의 영향 완전한 오해”

감사원장 “13억 달러 이상 횡령, 최악의 강도 사건”

[파나마시티=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9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협정서 서명식에 참석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파나마 운하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과 파나마가 함께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과정에 중국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2025.04.15.

[파나마시티=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9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협정서 서명식에 참석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파나마 운하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과 파나마가 함께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과정에 중국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2025.04.1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파나마 운하 운영을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파나마가 고민에 빠졌다.

파나마 운하의 양측 항구를 운영하는 홍콩 기업이 대규모 회계 부정이 있다고 감사원이 발표한 며칠 후 이와는 별개로 외무부는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주제는 다르지만 홍콩 기업 CK 허치슨의 운하 매각을 둘러싼 미중의 기싸움 속에 당사국인 파나마 내부에서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스 게바라 만 파나마 외무부 차관은 “운하가 중국의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은 완전한 오해”라며 “정부는 이런 사실을 미국 행정부에 적극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 차관은 12일 터키 안탈리아 외교포럼 연설에서 “파나마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도 미국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아무것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 차관은 파나마와 미국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최근 합의에도 불구하고 운하 운영은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CMP와의 문답에서도 “미국 행정부는 운하가 중국의 영향력 하에 놓였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어떤 외국도 운하 행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나마시티=AP/뉴시스] 1월 9일(현지시각)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순교자의 날'을 맞아 열린 반미 시위 중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난하는 배너를 들고 있다. '순교자의 날'은 1964년 1월 9일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둘러싼 미군과의 충돌 중 숨진 파나마 학생 21명을 기리는 국가 애도의 날이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은 1977년 취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지도자와 협정을 체결해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로 넘어갔다. 2025.04.15.

[파나마시티=AP/뉴시스] 1월 9일(현지시각)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순교자의 날'을 맞아 열린 반미 시위 중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난하는 배너를 들고 있다. '순교자의 날'은 1964년 1월 9일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둘러싼 미군과의 충돌 중 숨진 파나마 학생 21명을 기리는 국가 애도의 날이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은 1977년 취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지도자와 협정을 체결해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로 넘어갔다. 2025.04.15.


한편 파나마 감사원은 8일 운하를 운영하는 CK 허치슨의 자회사 ‘파나마 포트 컴퍼니(PPC)’에 대한 감사 결과 1997년부터 2023년까지 두 항구에서의 운영으로 37억 8000만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파나마는 2억 3600만 달러만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파나마가 더 많은 수입을 올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넬 플로레스 감사원장은 CK 허치슨이 계약에서 13억 달러 이상을 횡령했다고 비난했으며 자회사와 관련된 회계 부정과 유령 회사 사용의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결과가 검찰에 송치돼 관련 회사 임원과 공무원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로레스 감사원장은 감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날인 1월 20일 독립적으로 감사가 시작됐다고 말해 미국의 압력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플로페스 원장은 14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PPC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한 사실을 밝히면서 “PPC의 파나마 항구 운영은 역사상 최악의 강도 사건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을 즈음해 파나마 운하를 군사력으로 되찾을 것까지 언급하며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에 홍콩 재벌 리카싱 소유의 CK 허치슨 홀딩스는 3월 4일 미국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230억 달러 규모로 항구 운영권 매각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CK 홀딩스가 항구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후 홍콩 및 중국 중앙정부에서 개입해 저지에 나서면서 진전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전략적 자산 매각을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매각이 진행될 경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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