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 기승…만에 하나 반도체 공장이 더위 먹는다면?
'이상 기후가 뉴노멀' 공급망 물 부족에 고군분투
핵심 재료 '물'…품질은 물론 재료 수급에도 영향
삼성·SK하닉, 물 사용 줄이고 재사용에 총력전
![[서울=뉴시스]AWS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한 DS부문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3/21/NISI20240321_0001506966_web.jpg?rnd=20240321112108)
[서울=뉴시스]AWS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한 DS부문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기록적인 폭염은 물 부족 우려로 이어지며, 반도체 공급망이 전례 없는 생산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에서 기존 수자원 중 실제 물 수요량을 지수화한 '물 스트레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수자원 위험 지도(Aqueduct Water Risk Atlas)'에 따르면 전 세계 물 수요는 2050년까지 지금보다 20〜25% 증가할 조짐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물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공장이 밀집한 미국 애리조나주, 텍사스주 등은 물론 중국 동부와 대만, 한국 등도 물 부족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집적 회로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제조 전반의 물 사용량이 2035년까지 곱절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제조에는 대량의 '초순수(ultra pure water)'가 필요하다.
이는 물 속 무기질, 미립자, 박테리아, 미생물, 용존 가스 등을 제거해 고도로 정제한 물을 말한다. 반도체를 자르고 다듬을 때, 또 작업이 끝난 뒤 씻어내는 것도 이 초순수다.
초순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반도체 품질 저하는 물론 생산 차질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물 부족으로 원재료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반도체의 미세 배선 역할을 하는 구리 공급망에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32%가 구리 공급 차질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는 현재 8% 공급 차질에서 4배 급증한 수치다.
구리 광산에서 물은 광물 원석을 분쇄하거나 불순물을 분리하고, 장비를 세척하는 용도로 쓰인다.
현재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는 물 부족으로 구리 생산량의 25%를 생산 중단해야 하는 위험에 처했다. 올해 생산량은 목표치 300만톤에 못 미치는 28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2035년에는 75%, 2050년에는 90~100%까지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를 포함한 반도체 산업에 구리를 공급하는 중국, 호주, 페루, 브라질, 미국, 콩고민주공화국, 멕시코, 잠비아, 몽골 등의 17개국이 모두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동부건설이 짓는 'SK하이닉스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조감도. 2025.07.08. (자료=동부건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08/NISI20250708_0001887036_web.jpg?rnd=20250708102420)
[서울=뉴시스] 동부건설이 짓는 'SK하이닉스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조감도. 2025.07.08. (자료=동부건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SK하이닉스, 수자원 절감 '사투'
삼성전자는 연 1억8854만톤, SK하이닉스는 1억1298만톤의 물을 사용한다. 서울 1000만명 인구가 1년간 사용하는 물의 양(7억톤)의 50%에 달한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물 스트레스 국가'다.
물 절대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연간 강수량의 변동성이 크고 대부분 비가 여름에 집중되기 때문에 수자원 관리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반도체 산업은 물 확보에 더 골몰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부문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반도체를 만드는 DS부문은 국내 전 제조사업장이 물 보호 글로벌 협력 조직 AWS(Alliance for Water Stewardship)로부터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취수량 중 1억2546톤을 다시 재사용했다. 재사용률 66.5%다.
SK하이닉스도 '용·폐수 절감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사업장과 공정 내에서 용수 절감과 폐수 재이용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취수량 중 6억4693만톤이 공정에 다시 투입됐다. 41% 수준의 재사용률이다.
하지만 갈수록 수자원 절감이 반도체 공급망의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이 고도화하며 물 사용량은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난도, 초미세 공정 기술에는 더 많은 단계의 제조 공정이 필요하고 물도 더 많이 쓰인다.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취수량 집약도를 2020년 대비 35% 감축한다는 목표를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이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출 기지인 청주사업장의 경우 WRI가 물 스트레스 지수 '고위험(High)'으로 분류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시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물 확보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 유례없는 폭염으로 전국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위태롭다. 반도체 기업은 철강 업체들과 함께 국내에서 산업용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업종으로 꼽힌다.
무더위로 현장 인력들의 안전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캠퍼스 4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청주 M15X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