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능…출제기관 수장 '난이도' 사퇴에 폐지 제안까지
오승걸 평가원장,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사퇴
서울시교육청, '미래형 대입 제도' 제안…"수능 폐지"
"수능 개편해야"…서·논술형 도입, 절대평가, 자격고사 등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1월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진행상황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11.13.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3/NISI20251113_0021056097_web.jpg?rnd=20251113091957)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1월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진행상황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박정영 수습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에 폐지론까지 불거지면서 현행 수능 체제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단 수능의 수명이 다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중론이 모아지고 있지만 개편 방향과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수능 영어 영역은 수험생의 학습 부담과 과열 경쟁을 완화한다는 명분으로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됐으나, 2026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4%)보다도 낮은 3.11%를 기록하며 큰 비판을 받았다.
올해 수능은 문항·정답 오류를 둘러싼 잡음도 컸다. 평가원은 지난달 25일 올해 수능에서 문항·정답 오류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수험생들뿐 아니라 교수들도 오류 의혹을 제기하며 신뢰도에 흠집이 났다.
이충형 포항공대(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국어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국어 3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어 24번 문항은 수험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며 300건이 넘는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선다형 문제의 정답을 고르는 수능의 수명이 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줄 세우기' 수능이 입시 경쟁과 사교육 부담을 가중하고 정상적인 학교 운영의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능의 한계에 대한 지적 속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내신 평가 체제 개편 ▲수능 개편 ▲대입 전형 개선 ▲고교교육 개혁 방안 등을 담은 '미래형 대입 제도'를 제안했다.
2033학년도 대입에서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인 수능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논술형 문항을 2033학년도 30%에서 점진적으로 늘려 2037학년도에는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건의됐다. 2040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을 폐지하고 학생 성장 이력 중심의 대입 지원 체계를 정착시킬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현 수능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능이 교육과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미래 교육에 발맞춘 대입 제도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현재 수능은 단순히 변별 기능은 하지만 교육과정과 유리돼 있고, 매년 수능 이후 문항 난이도와 정답, 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둘러싼 이슈가 생기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수능의 역할과 성격을 다시 정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장세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대변인은 "수능의 한계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새로운 평가 체제 전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개편 방향으로는 절대평가, 서·논술형 도입, 자격고사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선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획득하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게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변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서·논술형은 타당하다"면서도 "학교 현장의 변화가 담보되고 이에 따라 수능이 서·논술형으로 바뀌거나 다른 보완 기재를 통해 절대평가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전했다.
수능을 두 번 보는 방안도 제안됐다. 안선회 중부대 사범학부 교수는 "수능을 유지하되 개선시켜야 한다"며 "수시용 수능과 정시용 수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7월 수능은 수시에 쓰고 11월 수능은 정시에 쓰면 된다"고 했다.
다만 1994년부터 이어진 수능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온다. 최 대변인은 "고교 졸업 자격을 갖추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고 수능은 장기적으로는 폐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 교수는 "내신 때문에 학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수능으로 내신을 대체할 수 있다면 아이들도 희망이 생긴다"며 "수능을 폐지하면 교육의 미래가 없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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