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 "멸균에서 진단까지, 신뢰로 승부"[인터뷰]
신뢰로 완성되는 감마선 멸균 공정
진공채혈관 시장에 도전장…핵심 기술 국산화
멸균·진단 사업 캐파 확대 "코스닥 상장 검토 중"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멸균은 신뢰의 산업으로, 사람을 살리는 마지막 공정입니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강남 양재동 소야그린텍 사무소에서 열린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7년 설립된 소야그린텍은 감마선 멸균 서비스와 의료·진단 제품 제조를 영위하는 기업이다. 의료기기·제약·바이오·화장품·식품 등 약 3000여개 기업과 2만여종 제품의 멸균을 통해 품질 안전의 마지막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멸균 사업의 핵심은 강력한 투과력을 지닌 감마선이다. 감마선은 밀봉된 제품 내부까지 침투해 유해한 미생물을 살균시킬 수 있다.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남기거나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 멸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 "멸균에서 진단까지, 신뢰로 승부"[인터뷰]](https://img1.newsis.com/2025/12/29/NISI20251229_0002029177_web.jpg?rnd=20251229135747)
박 대표는 "어느 위치에서도 균일한 멸균이 이루어지는 가장 최신의 설비를 설치해 운영 중에 있다"며 "약 60여개 토트(멸균상자)가 수분 간격으로 자리를 바꾸어 이동하고, 한 바퀴를 도는 데만 약 2-3시간이 걸린다. 제품 하나만 넣어도 동일한 공정을 거쳐야 할 만큼 철저함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만분의 1 멸균 보증 수준을 요구하면 초기 오염도 측정부터 적재 패턴까지 값을 모두 설정하고 선량 감사를 통하여 매번 테스트해야 해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며 "그만큼 멸균은 신뢰로 승부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창업 당시 국내 감마 멸균 시장의 독점 구조를 깨고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문제의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역 사회 반대와 10년에 걸친 법적 분쟁을 겪으며 "사업은 기술이나 자본보다 사회와 사람의 신뢰 위에 서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 "멸균에서 진단까지, 신뢰로 승부"[인터뷰]](https://img1.newsis.com/2025/12/29/NISI20251229_0002029178_web.jpg?rnd=20251229135857)
감마선 멸균 사업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한 소야그린텍은 진단용 진공채혈관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진공채혈관은 단일 채혈 바늘과 홀더를 결합한 시스템을 통해 한 번의 자침으로 여러 개의 튜브에 검체를 연속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핵심 의료소모품이다. 환자의 불편과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채혈자와 의료진의 감염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춘다. 이러한 장점으로 진공채혈관은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매달 약 3000만 개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다국적 기업들의 과점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벡톤디킨슨(BD)과 그라이너 바이오원(Greiner Bio-One)이 전체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산 제품까지 가세하면서 국산 제품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박 대표는 "진공채혈관은 의료의 출발점이자 진단의 가장 기본이지만, 그동안 국산화되지 못했던 분야"라며 "정확한 진단으로 생명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설계·제조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소야그린텍은 진공채혈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 튜브의 편심을 최소화해 일정한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을 확보했고, 다중 바늘 사용 시에도 적절한 고무 경도를 유지해 각종 시약이 고르게 분사·건조되도록 하는 등 품질 향상에 주력했다.
혈청 분리용 겔(Serum Separation Gel)을 자체 개발해 핵심 원료를 국산화했고, 보유 중인 감마 방사선 멸균 설비를 통해 채혈관 생산부터 멸균까지 전 공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주력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소야그린텍의 실적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약 60억원대였던 매출은 2023년 104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60%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2023년 30%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11~15%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박 대표는 "2023년 고부가 특수 채혈관 공급 계약으로 일시적 상승이 있었지만, 구조적인 변화라기보다는 프로젝트 특성에 따른 결과"라며 "멸균과 채혈관 사업 모두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윤석 소야그린텍 대표 "멸균에서 진단까지, 신뢰로 승부"[인터뷰]](https://img1.newsis.com/2025/12/29/NISI20251229_0002029180_web.jpg?rnd=20251229135937)
소야그린텍은 매출 성장세에 발맞춰 생산 능력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1년과 2019년 두 차례 제조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세 번째 증설을 마무리했다.
기존에는 연간 최대 3억6000만개의 진공채혈관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최근 완공된 신규 클린룸에 전자동화 조립기를 확충하면 연 최대 10억개까지 생산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게 된다.
박 대표는 "이번 증설은 단순한 물량 확대가 아니라 유럽 CE·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인허가 기준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원자재부터 제조, 멸균까지 한 공간에서 구현한 세계 최초의 진공채혈관 턴키 공장을 완성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로써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의료기기 자국 제조화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벽히 갖춰졌다"며 "진공채혈관은 국내 중대형 병원과 검진센터, 혈액원에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대만·남미·중동을 넘어 유럽 등 전 세계 수십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소야그린텍의 향후 계획으로 감마선 멸균의 캐파 확대, 진공채혈관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진단 사업 육성, 인허가·설비·운영을 아우르는 턴키 사업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증설된 생산 능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증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며 "소야그린텍은 앞으로도 '사람을 살리는 기업'으로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자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성장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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