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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담배 소송' 2심도 패소…法 "배상책임 불인정"(종합)

등록 2026.01.15 15: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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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담배 회사 상대 533억원 규모 손배소

法 "공단 법익 침해 無·설계 결함 인정 어려워"

"역학적 상관관계론 흡연-폐암 개연성 추정 못 해"

이사장 "담배회사는 뺑소니범…상고 준비할 것"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 항소심 선고 기일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흡연구역 모습이 보이고 있다.   건보공단은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2014년 4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한 뒤 2020년 12월에 항소했다. 2026.01.1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 항소심 선고 기일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흡연구역 모습이 보이고 있다.  

건보공단은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2014년 4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한 뒤 2020년 12월에 항소했다. 2026.0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12년간 이어진 이른바 '담배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15일 건보공단이 담배 제조사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보험급여 지출은 보험법이 예정한 바에 따른 의무 이행"이라고 했다.

담배 회사들의 위법 행위가 아닌, 보험계약에 따른 지급으로 봐야 하므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담배 회사들이 니코틴 함량을 줄이지 않거나, 특정 첨가제를 투입하고 천공 필터를 도입한 것 등이 설계상 결함에 해당한다는 건보공단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이 사건 대상자인 환자들의 치료비로 급여를 지출했으므로 이들을 대신해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예비적 청구를 통해서도 담배 회사의 불법행위와 이에 따른 배상책임을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역학적 상관관계만으로도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역학적 연구 결과가 특정 개인의 질병에 대한 개별적 원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진 않는다"고 했다.

이 사건 대상자들이 흡연을 시작한 1960~1970년대엔 담뱃갑 경고 문구가 최소한에 불과해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주의가 이뤄지지 않았단 건보공단 주장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은 경고되어왔다"고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이 된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 인과관계에 대해선 '개인이 흡연을 했다는 사실과 폐암에 걸렸단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서 그 자체로 양자 사이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개연성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사이) 개연성을 인정하려면 개인이 흡연한 시기, 흡연 기간, 폐암 발생 시기, 건강 상태, 생활 습관, 가족력 등의 사정을 따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증명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대상자들의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판결을 선고한다.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15일 건보공단이 담배 제조사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2026.01.1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15일 건보공단이 담배 제조사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2026.01.15. [email protected]


이날 항소심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난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결과에 대해 "법원 판단을 존중하지만 과학과 법의 괴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담배회사는 뺑소니범"이라며 "교통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는데 운전자는 도망한 것"이라고도 했다.

정 이사장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상고를 검토해 왔다. 의료계·법조계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법원을 설득할 수 있도록 상고이유서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제조사들을 상대로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533억원은 30년·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한 뒤 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게 지급한 진료비(급여비)에 해당는 액수다.

건보공단은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중독성을 은폐한 채 수입·제조·판매하면서 폐암 등 환자가 발생했고, 담배의 중독성과 폐암 발병 사이 인과성이 존재하므로 이로 인한 재정 손실 책임을 물은 것이다.

1심은  소송 6년여 만인 지난 2020년 11월 건보공단 측 주장을 모두 배척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당시 1심은 폐암 등은 흡연 외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했다고 하더라도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손해배상을 구할 권리는 없다고 봤다.

건보공단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2심이 열리게 됐지만, 법원은 같은 판단을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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