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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가격에 주차난까지…"전통시장 '이래서' 싫다"[변해야 산다②]

등록 2026.02.15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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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대비 열악한 환경에 발길 줄어

"단순히 상품 파는 것 넘어 스토리 필요"

[인천=뉴시스]전진환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인천의 한 전통시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15.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전진환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인천의 한 전통시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강은정 기자 = 전통시장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불신'과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불편'은 소비자의 발걸음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에는 전통시장의 바가지요금을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순대를 주문한 손님의 의사와 관계없이 임의로 고기를 섞어 더 많은 가격을 받거나 저울의 눈금을 조작해 무게를 속이는 이른바 '저울치기'는 성실히 응대하는 동료 상인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표지현(33)씨는 15일 "전통시장은 바가지를 당하지 않으려고 흥정을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반면 대형마트는 고를 때 눈치주는 사람도 없고, 정찰제라서 훨씬 좋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최형인(34)씨는 "집 옆에 전통시장이 있지만 전혀 가지 않는다. 딱히 가격이 싸지도 않고 위생 문제가 신경 쓰여 가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주차 시설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가로 막는 주된 요소 중 하나다. 시장에 가고 싶어도 차를 세울 곳이 마땅치 않거나 주차장과의 거리가 멀어 장바구니를 들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넓은 주차 공간을 완비한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전통시장이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소비자들은 접근성이 좋은 장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통시장은 보통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대형마트는 차량으로 이동하면 되는데 전통시장은 주차장이 없는 곳도 꽤 된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일부에 잔존하는 현금 결제 유도 관행과 더딘 디지털화는 편의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과의 교류 기회마저 차단하고 있다. 이는 상인들의 빠른 고령화와 무관하지 않다.

2024년 기준 전통시장·상점가 점포경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 점포주의 평균연령은 60.7세로 나타났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교육이 늘어나고 있지만, 급변하는 디지털 유통 환경에 상인들이 기민하게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고객들이 많이 찾았다면 전통시장 내 청년몰도 번성했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페스티벌 효과로 조금 관심을 갖다가 잠잠해지는데 그 사이 다른 유통 채널에서는 새 아이템이 자꾸 나온다. 전통시장은 이걸 따라 잡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많아 청년들이 장사를 접고 다른 곳에서 창업을 하니까 상인들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전통시장의 설 자리가 더 줄었다"면서 "전통시장이 예전에는 가성비가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온라인이 더 싸다. 프리미엄 채널은 백화점에 뺏기다보니 중간지대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통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열악한 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게 공통된 시각이다. 물건만 사고판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고유의 스토리 또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교수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만으로는 힘들다. 상품에도, 전통시장에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왜 전통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같은 동기가 부족하다"며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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