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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다시 주목받는 '단종애사'…편역으로 새 옷

등록 2026.03.04 08:00:00수정 2026.03.04 1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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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광수 '단종애사' (사진=새움 제공) 2026.03.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광수 '단종애사' (사진=새움 제공) 2026.03.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누적 관객 1000만명을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시대 비운의 왕 단종을 다시 소환했다. 실록의 공백을 상상력으 메우는 순간, 역사는 현재의 이야기가 된다. 영화보다 앞서 단종을 소설로 그린 소설 '단종애사'가 오늘의 언어로 다시 나왔다.

책은 '춘원 이광수'가 1928년 11월부터 1929년 12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한 장편소설을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정서가 우리시대 언어 감각에 맞춰 고쳐 쓴 편역본이다.

원작은 등장인물의 나이가 일관되지 않거나 한문투 문장이 많아 읽기가 어려웠다. 실존인물 '박쟁'을 '박정'으로, 권절의 호 '율정'을 '동정'으로 표기하는 등 오류도 바로 잡았다.

또 이광수의 '연재의 변'을 '작가의 말'로 대체하고, 고명편·실국편·충의편·혈루편으로 나뉘었던 장 제목을 '세종대왕, 문종대왕의 유언' '나라를 잃다' '충신들의 죽음' '단종대왕, 죽음으로 살다' 등으로 바꿨다.

'단종애사'는 삼촌인 수양대군(훗날 세조)에게 왕위를 뺏기고 유배길에 오른 단종이 영월 청령포에서 죽임을 당하는 과정을 그린다. 편역자는 비극의 서사 속에서 '정의'라는 키워드를 읽어낸다.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리 불의가 힘이 세고, 언제나 이기는 듯 보여도 그에 저항하는 '정의'는 있어 왔고, 그래서 이 나라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한 번쯤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7쪽)

이광수의 시선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단종의 비극을 민심의 기억과 연결했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또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한번 민심에 깊이 박혔던 슬픔이나 분함은 결코 영영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라도, 마치 생나무에 난 생채기와 같이 세월이 갈수록 껍질은 비록 성한 것처럼 되더라도 속으로는 더욱 언저리가 커가고 깊어 가는 것이다."(513쪽)

다만 이광수는 친일행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출판사는 이에 대해 "춘원 이광수의 친일 행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비극적인 역사의 한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섬세하고 치밀하게 복원해 내다시피 한 그의 공로는 문학적으로 인정할 만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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