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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트럼프 맞서 '스페인 지키기' 결속…佛마크롱 "단합" 강조

등록 2026.03.05 12: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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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일-이란 전쟁, 대서양 동맹 다시 시험대에

[브뤼셀=AP/뉴시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지난해 12월 18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6.03.05.

[브뤼셀=AP/뉴시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지난해 12월 18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6.03.0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유럽연합(EU)이 이란 공격을 위한 군사기지 사용을 거부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 보복 위협에 처한 스페인을 지키기 위해 결집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안은 EU의 단합과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다시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국제법을 위반한 불법 전쟁"으로 규정했다. 또 이란 공격에서 미군 전투기가 자국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면 중단'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즉각 산체스 총리를 공개 지지하며, 스페인을 겨냥한 경제 압박 위협에 맞서 유럽의 연대를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산체스 총리와의 통화에서 "EU 27개국이 단일한 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EU는 회원국의 이익이 온전히 보호되도록 항상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EU 회원국 간 충돌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발언 이후 불과 몇 주 만에 다시 불거졌다. 당시 사태는 대서양 관계를 극도로 긴장시켰고, 유럽의회는 지난해 여름 스코틀랜드에서 체결된 미·EU 무역 합의 이행 절차를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발언 당시 백악관에서 양자 정상회담 중이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EU 회원국인 스페인이 무역에서 특별히 불리한 대우를 받을 일은 결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미국도 유럽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그린란드 사태 당시 즉각적인 강경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단합을 유지해 위기를 봉합했다고 자평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이후, 그가 더욱 격앙된 상태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는 무효화됐지만,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경제적 금수 조치는 대통령 권한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표적이 된 스페인은 인구 5000만 명, 국내총생산(GDP) 1조7000억 달러 규모의 EU 4위 경제 대국이다.

스페인은 지난해 전체 가스 수요의 약 30%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했으며, 미국에는 올리브와 와인, 화장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스페인 경제부에 따르면 미국은 스페인 전체 수출의 4%에 불과하고, 지난해 기준 스페인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160억 유로의 적자를 기록해 전면적인 무역 중단 시 미국의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EU 내부의 미묘한 균열 조짐도 감지된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 당시 즉각적으로 연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올라프 숄츠 전 독일 총리들이었다면 그렇게 침묵·방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 EU 고위 관계자는 "며칠 전에는 덴마크와 독일이, 오늘은 스페인이 공격받고 있다. 내일은 또 다른 회원국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집행위는 "EU의 이익을 전적으로 보호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공동 통상 정책을 통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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