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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하향' 두고…"현재 처벌 안 약해" vs "행동에 책임져야"(종합)

등록 2026.03.18 17: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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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부, 첫 번째 공개포럼…전문가 및 현장 관계자 발표·토론

"2023년 기준 14세 이상 19세 미만 실형 선고도 1% 미만 그쳐"

"'당연히 처벌 안 받는다'는 인식하는 학생들…성숙도 고려해야"

성평등부 장관 "논의된 내용 기반해 대국민 의견 수렴해 나갈 것"

[서울=뉴시스]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3.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범죄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도 연령 하향의 범죄 예방 효과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을 주제로 첫 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형사 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 대상이 되는 10~14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이를 악용하는 사례는 이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발생해왔다.

지난해 6월 발생한 수영부 집단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 학생 중 14세 미만인 3명은 정식 형사 재판 대신 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 처분을 받았으며, 같은 해 8월에는 한 중학교 1학년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세계백화점 폭파 안내'라는 제목으로 폭발물 테러를 허위 암시해 해당 백화점에 6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나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형사 처벌을 피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성평등부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해 해당 논의를 본격화했다.

이번 행사 또한 촉법소년의 범죄 현황에 대해 분석하고 관련 의견들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및 촉법소년 연령 조정 논의에 대한 검토'를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혁 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실효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연령 하향 주장은 결국 실형 선고 가능성을 전제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상징적 입법에 머무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형사소송법 적용 가능 대상이 넓어지기는 하지만 결국 10~12세 청소년의 범죄 사건 문제는 잔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범죄소년의 구공판 인원은 전체의 8.8% 불과했으며, 이 중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은 1% 미만이다.

또 김 교수는 형벌 적응성을 언급하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형벌 적응성이란 범죄를 저지른 자가 행위에 대한 형벌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김 교수는 "형법 제9조에 나오는 책임 능력의 존부가 아닌 강약의 문제이기에 형벌 적응성도 여기에 포함할 수 있다"며 "청소년의 형벌 적응성이 현재 향상되고 있다는 경험적 근거는 부족하기 때문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촉법소년 범죄 비율, 일반학생 비해 특별히 높은 수준 아냐"


이어진 토론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조정에 대한 찬반 의견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이승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통계와 분석 자료를 인용하며 촉법소년 하향 문제를 연령 기준 하나만의 변경이 아닌 비행 청소년에 대한 차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촉법소년뿐만 아니라 다른 연령의 범죄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며 "촉법소년의 강력범죄 비율이 일반 소년범죄에 비해 특별히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법원행정처의 '2024년 소년보호처분 연령별 현황(처분시)'에 따르면 처분을 받은 보호소년 중 13세는 4613명, 14세는 5245명, 15세는 4427명으로, 연령별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혁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청소년정책 포럼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3.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혁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청소년정책 포럼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3.18. [email protected]



이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청소년에 대한 처벌이 약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법원행정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소년법 처벌이 형사처벌에 비해 결코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며 "보호처분도 사실상 형사 제재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과할 수 있는 연령을 기준으로 삼으면 한국의 실질적인 형사 책임 연령은 14세가 아닌 10세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또한 책임 있는 보호주의와 범죄의 조기 예방을 강조했다.

송종영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는 김 교수가 지적한 실효성 문제에 동의하면서도, 형법의 일반 기능과 함께 사회적 규범 효과 측면도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특정 연령대에 형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일부 청소년에게 법 규범의 구속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인식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일반 예방 효과, 보호처분의 실효성, 사회적 규범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경은 초당대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는 처벌 강화보다는 보호처분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보호처분 촉법소년이 4년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소년원 재복역률은 감소하고 있다"며 "소년보호처분은 단순히 관용이 아니며 제재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2025년 교정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20세 미만의 재복역률은 2019년 45.8%에서 2024년 36.1%로 9.7%포인트(p) 감소했지만, 여전히 성인 출소자 재범 비율보다 13.5%p 높으며 성인 재복역율과 비교해 59% 높았다. 반면 소년원 재범률은 2019년 26.6%에서 2024년 22.6%로 4%p 감소했으며 소년교도소에서 출소한 20세 미만의 재복역률보다 13.5%p 낮다.

김동건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촉법소년 범죄 사건의 증가 현상 완화에 대한 방안으로 디지털 윤리 교육 등의 제도적 개선 마련을 제안했다.

김 부장판사는 "최근 촉법소년의 신종 유형 범죄가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기기의 보급 확대와 낮아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연령 때문"이라며 "사회경제적, 제도적 변화에 따른 사회규범과 준법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전담경찰관 "청소년 성숙도 및 범죄 양상에 맞춰 연령 하향해야"

경기 안산 상록경찰서에서 9년 동안 학교전담경찰관(SPO)으로 근무하고 있는 문덕주 경사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간절히 호소하며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인식 수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경사는 "범죄 예방 교육 때문에 학교를 가면 학생들은 촉법소년에 대해 '당연히 처벌은 안 받는다', '보호 처분이라는 게 있지만 그건 큰 의미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70여년 전인 1953년에 멈춰 있는 법의 시계를 이제는 현대 청소년들의 성숙도와 범죄의 양상에 맞춰 현실화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엄벌주의'의 선포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국가가 엄중한 책임의 무게를 묻고 있다는 '경고'이자 법이 피해자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위로'"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의 인지적·신체적 성숙도 향상, 제도의 '면죄부' 악용, 그리고 법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과의 괴리 해소를 연령 하향 주장의 이유로 들었으며, 대안으로는 선별적 엄벌과 전문 교정 시설 확충, 회복적 사법 시스템의 전면 도입, SPO의 권한 강화와 조기 개입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원 장관은 "이번 포럼은 촉법소년 처벌 강화가 소년 범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 여러분께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오늘 논의되는 내용을 기반으로 형사미성년자 연령에 관한 의제를 정리하고 대국민 의견을 수렴해 나가는 등 논의의 장을 성실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 이후 시민참여단을 선발해 숙의 절차를 진행하고 4월 중순에는 제2차 공개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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