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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난민 텐트에서도 새 생명은 자란다…신생아 생존 위한 분투

등록 2026.04.14 05:57:23수정 2026.04.14 06: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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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스며드는 난민 텐트에서 산파 도움으로 출생한 아이 사연

엄마 “아이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아무것 없어도 아이는 소중”

UN, 난민 1만 3500명 임신 중·1500명 이상 다음 달 출산 예정

[베이루트=AP/뉴시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로 피난한 하이파 켄조가 12일 베이루트에서 피난처로 사용하고 있는 텐트 안에서 생후 15일 된 딸 시만을 안고 있다. 이 텐트는 그녀가 딸을 출산한 장소이기도 하다. 2026.04.14.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루트=AP/뉴시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로 피난한 하이파 켄조가 12일 베이루트에서 피난처로 사용하고 있는 텐트 안에서 생후 15일 된 딸 시만을 안고 있다. 이 텐트는 그녀가 딸을 출산한 장소이기도 하다. 2026.04.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소탕한다며 레바논을 공격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00여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 난민이 됐고, 11일 현재 사망자가 총 2020명, 부상자는 6436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AP 통신은 13일 전쟁의 포화속에서도 난민 텐트에서 태어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생후 10여일 된 여자 아이 시만의 사연을 전했다.
 
베이루트 남부 길가의 한 난민 텐트. 12일로 출생 15일 된 여아 시만이 아는 세상은 허름한 텐트, 곰팡이 핀 담요 냄새, 윙윙거리는 곤충 떼의 쏘임, 그리고 이스라엘 전투기의 굉음뿐이다.

아이 엄마 하이파 켄조(34)는 임신 9개월에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를 공격하자 남편과 두 살배기 아들 칼리드와 함께 샌들과 잠옷 차림으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폭발로 집이 흔들려 옷도 돈도 챙길 시간이 없었다. 정부에서 내준 텐트는 강풍으로 날아갈 듯 해 돌로 방수포를 눌렀다.

시리아 출신인 그녀는 살아온 절반을 베이루트에서 살았고 레바논 남자와 결혼했으나 레바논 산모들이 무료로 출산할 수 있는 공립 병원을 이용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달 28일 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시작되자 구급차를 불렀고, 남편은 간신히 40달러의 입원비를 마련했다.

시만을 병원에서 출산하는 데 필요한 500달러는 1주일 전 이스라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된 집터 속에 묻혀 천막으로 돌아가 산파를 불렀다.

산파 움 알리는 텐트가 너무 더러웠고 비가 안으로 스며들었지만 간신히 시만은 생수로 씻겼다.

켄조는 아이에게 줄 젖이 부족하고 분유값은 물탱크 설치일을 하는 남편이 하루에 버는 돈보다 더 비쌌다.

그녀는 아기가 배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난민촌에서 음식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이 그녀에게 며칠 동안 먹일 분유만 주었다.

시만은 보통 아기처럼 울지 않는다. 기침을 하고 피부는 차갑고 축축하며, 벌레 물린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켄조는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도 아기를 쓰다듬으며 “아이는 너무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간 전쟁으로 레바논에서 피난민이 된 100만 명 이상 중 1만 3500명이 임신 중이며, 1500명 이상이 다음 달 출산 예정이라고 유엔 산하 성·생식 건강기구가 이번 주 밝혔다.

많은 임산부들은 적절한 산모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유엔 기구는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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