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총리 당선인, 우크라 대출 거부권 철회 시사…"러 에너지 계속 수입"
EU 집행위원장, 헝가리 당선인 취임시 신속 협력 예고
![[부다페스트=AP/뉴시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12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총선 부분 개표 결과 발표 후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며 16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2026.04.13.](https://img1.newsis.com/2026/04/13/NISI20260413_0001175579_web.jpg?rnd=20260413080413)
[부다페스트=AP/뉴시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12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총선 부분 개표 결과 발표 후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며 16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2026.04.1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900억 유로(약 156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대출에 대해 거부권을 철회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고 유로뉴스와 폴리티코 유럽 등이 보도했다.
머저르 당선인은 이날 부다페스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이웃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정상들과 논의하겠지만 헝가리가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협상한 대로) 대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지지한다"며 "헝가리는 재정 적자로 대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가 여전히 과도 정부를 이끌겠지만 그가 내 머리 위에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이르면 다음달 5일 오르반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을 승계하기를 희망한다"며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의회 조기 소집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EU 정상들은 2026~2027년 EU 미집행 예산을 담보로 모두 900억 유로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전쟁 재원으로 무이자 대출해주기로 지난해 12월 합의했다.
머저르 당선인에게 패배한 오르반 총리는 당시 슬로바키아, 체코와 함께 대출 이자와 상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조건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헝가리는 지난 2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원유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로 수송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정치적 이유로 막고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내륙국인 헝가리는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예외 국가로 원유 수요 9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이 재개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대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 대출을 위해서는 27개 EU 회원국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의 압박에도 사실상 대러 제재 해제에 해당한다면서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 재개를 거부해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같은날 머저르 당선인이 취임하면 헝가리와 협력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헝가리 국민이 목소리를 냈다. 그들은 유럽의 과업(European task)을 되찾았다"며 "이는 근본적인 자유의 승리"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EU 조기 가입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등 머저르 당선인과 EU간 충돌 지점도 관찰된다.
머저르 당선인은 "향후 10년 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EU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회원국 가입 신속 절차(fast track)을 밟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누구도 지형을 바꿀 수 없다. 러시아와 헝가리는 이곳에 계속 존재한다"면서 "정부는 가능한 한 가장 저렴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원유와 가스를 조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비용을 과다하게 지불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EU에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EU는 내년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원천 제한할 계획이다. 머저르 당선인도 당선 전에는 2035년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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