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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하는 삶 대신 '날것의 일상'…Z세대의 느슨한 연결 '셋로그'

등록 2026.05.09 09:00:00수정 2026.05.09 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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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안 물어도 안다…2초 공유에 빠진 Z세대

인스타 대신 친구 몇 명만…폐쇄형 SNS로 이동

[서울=뉴시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셋로그'. (사진='셋로그' 앱스토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셋로그'. (사진='셋로그' 앱스토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유지담 인턴기자 = 한 시간마다 2초짜리 짧은 영상을 찍어 하루를 기록하는 폐쇄형 소셜미디어(SNS) '셋로그'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려하게 꾸며진 사진과 소비를 전시하는 기존 SNS와 달리 가까운 친구 몇명과 소소한 일상을 느슨하게 공유하며 연결감을 유지하려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셋로그는 이용자들이 일정 시간마다 짧은 영상을 촬영해 올리면 이를 자동으로 이어 붙여 하루치 브이로그 형태로 만들어주는 앱이다. 초대 기반으로 운영되며 최대 12명까지 소규모 방을 만들 수 있어 사실상 '친구 전용 SNS'처럼 활용된다.

취업 준비생 윤서영(27)씨는 "인스타그램은 잘 나온 순간을 골라 올리는 느낌이 강한데 셋로그는 친한 친구들끼리 진짜 날것의 하루를 공유하는 느낌"이라며 "친구에게 굳이 '뭐 하냐'고 묻지 않아도 책상이나 카페, 일하는 공간 같은 짧은 영상을 보며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세현(24)씨 역시 "인스타그램이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기록하는 공간이라면 셋로그는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중심"이라며 "특별한 장소나 이벤트가 없어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용자들은 특히 소수의 친밀한 관계 안에서만 공유된다는 점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학원생 황지영(25)씨는 "인스타그램은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보는 공간이라 일상을 올리는 게 과하게 노출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며 "셋로그는 정말 가까운 친구들끼리만 공유하니 부담이 덜하고 친구들과도 계속 연결돼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관계는 유지하고 싶지만 과도한 소통은 피하고 싶은 Z세대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혼자 있는 시간은 좋아하지만 완전히 고립되긴 싫어하는 감정이 반영된 것"이라며 "친한 친구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가볍게 공유받으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얻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스타그램과 단체 채팅방의 성격이 결합된 형태"라며 "글을 길게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부담 없이 상대와 공존하는 감정을 갖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코로나19 이후 젊은 세대의 관계 형성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청년 세대는 사람을 새롭게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경험 자체가 줄어든 경우가 많다"며 "대면 관계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동시에 혼자있고 싶지 않은 심리 속에서 좁고 안전한 네트워크 안에서라도 연결돼 있다는 위안과 지지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SNS에 대한 피로감 역시 배경으로 꼽힌다. '좋아요' 수나 팔로워 숫자 중심의 관계에서 벗어나 비교적 평가 부담이 적은 공간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거창한 콘텐츠보다 '지금 밥 먹는 중', '야근 중' 같은 평범한 순간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다만 지나친 기록 문화가 또 다른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 교수는 "1시간마다 인증하듯 촬영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면 오히려 피곤해질 수 있다"며 "누군가는 꾸준히 올리는데 자신만 참여하지 못하면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인스타그램이 갖지 못한 속성이기에 셋로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연인 간 감시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 부정적 사용 가능성도 있기에 (셋로그) 확산 제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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