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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평 방에서 8명 생활…'수용률 120%' 청주여자교도소 24시

등록 2026.06.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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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직업훈련반은 8~17시까지 작업

미지정 수형자는 방에만…혹서기에 갈등↑

40년 해묵은 '교정청' 논의에 법무부 TF 구성

[서울=뉴시스] 법조기자단은 지난 17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직접 수형복을 착용하고 수용동과 작업장을 둘러본 뒤 직업훈련 과정을 참관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6.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법조기자단은 지난 17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직접 수형복을 착용하고 수용동과 작업장을 둘러본 뒤 직업훈련 과정을 참관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6.06.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국내 최대 여자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철문이 닫히자 무거운 쇳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신원 확인과 신체검사를 마친 뒤, 평상복을 벗고 보라색 수형복으로 갈아입었다. '보라돌이'로 불리는 이 옷은 이 곳에서 모범수의 상징이다.

"누우면 빈틈없다"… 한여름엔 찜통에 소란

지난 17일 법조기자단 일일 수용 체험이 진행된 청주여자교도소 혼거실(다인실)의 문이 열렸다. 약 5평(16.62㎡) 크기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보통 수형자 7~8명이 함께 생활한다. 8명이 함께 누우면 빈틈이 없을 정도로 공간이 꽉 찼다. 복도 쪽으로 난 작은 창문과 싱크대, 천장 선풍기 2대, TV 한 대가 전부였다. 화장실은 창문 윗부분이 뚫려 있어 변기에 앉으면 머리가 밖에서 보이는 구조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한여름 방 안 온도는 30도 가까이 올라가기도 하고, 습도는 60%까지도 치솟는다. 천장 선풍기 2대는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 가동 후 10분 동안 멈춘다. 선풍기가 꺼지자마자 금세 뜨거운 공기가 방 안을 채웠다. 15년째 근무 중인 교도관은 "혹서기에는 예민함이 극에 달해 수형자 간 난동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점심 배식이 시작됐다. 이날 메뉴는 고사리 돈육볶음과 열무된장국, 김치였다. 문 아래 배식구를 통해 음식이 담긴 하얀색 플라스틱 통이 들어오고, 기자들은 핑크색 플라스틱 식판에 음식을 나눠 담아 식사했다. 남은 음식은 '짬통'에 모아 배식구를 통해 다시 수거된다. 배식이 고르지 않아 '뒷방'이 제대로 받지 못하는 날에는 곧바로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고 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하루는 오전 6시 30분 기상과 함께 시작한다. 이곳의 일과는 노동의 여부로 갈린다. 작업에 종사하는 수형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작업장이나 직업훈련반으로 향한다. 건강 문제나 정신 질환, 본인 의사 등으로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미지정 수형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방 안에서 보낸다. 이들의 비율은 약 50대 50이다.

직영 봉제 작업장에서는 수형복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작업장에서 30여명의 수형자가 재봉틀을 돌리고 다림질을 하며 묵묵히 작업에 집중했다. 이곳에서 만든 수형복은 40여개 교정 기관에 공급된다. 화훼 직업훈련반과 헤어디자인반에서도 수형자들의 가위질 소리가 분주히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이홍연 교정본부장과 법조기자단 34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6.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이홍연 교정본부장과 법조기자단 34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6.06.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교도관들은 '미지정 수형자' 관리가 더 까다롭다고 입을 모았다. 하루 대부분을 좁은 거실 안에서 보내다 보니 쉽게 부딪힐 일도 많다는 것이다. 방마다 설치된 비상벨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울린다고 했다.

복도에서 갑자기 고성이 울려 퍼졌다. 한 여성 수형자가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리는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었다. 교정시설 위기대응팀(CRPT)이 수형자를 제압하면서 훈련은 종료됐다. 상황을 지켜보던 한 교도관은 말없이 눈가를 훔쳤다. 그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1~2번꼴로 소란 난동, 자해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문제는 과밀 수용과 수형자들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고스란히 교도관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청주여자교도소 정원은 619명이지만 현재 수용 인원은 740여 명에 달한다. 수용률은 120% 수준이다. 이 중 정신질환자 약 200명, 마약사범 약 170명 등 고난도 수용자가 대다수다.

교도관을 향한 폭력 사건도 빈번하다. 지난 3월에는 한 수형자가 조사실로 이동 중이던 교도관을 휠체어로 가격하고 발로 차는 사건이 있었다. 5월에도 보호장비 점검 과정에서 교도관이 무차별 폭행당해 타박상을 입었다.

계호 취약 시간대인 야간에는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단 18명의 야간 근무자가 742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직원 1인당 41명을 맡는 셈이다.

청주여자교도소의 복도는 밤 8시가 되면 소등된다. 이후 밤 9시가 되면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불이 꺼진다. 그러나 교도관들의 하루는 다시 시작되고, 24시간 교정 현장 시간이 계속된다.

40년 표류한 '교정청 신설'…이번에는 문턱 넘을까

이날 교도소를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교정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법질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렇게 중요한 교정 행정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역대 정권에서는 제대로 관심과 주목,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인 교정 과밀화를 해소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교정 인력과 지원 예산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0여 년간 '교정청 신설' 법안은 수차례 발의됐으나 매번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정 장관이 교정 행정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들어 교정청 독립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이유다.

법무부가 최근 교정청 설립을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데 이어, 25일 교정미래혁신단을 발족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교정청 승격이 현실화되면 독자적인 예산권과 정책 기능을 확보하게 돼, 만성적인 과밀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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